학교 근처 '어린이 보호 구역'에 속도위반을 비롯해 불법 주·정차 등의 규정이 지켜지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등·하교 길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스쿨존(School Zone)'을 알리고 도로에 '학교 앞 천천히'라는 바닥 표시와 '어린이 보호 구역'이라고 새겨진 간판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안동 관내 32개 초등학교에는 '어린이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학교 출입구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학교 주위 도로에는 '어린이보호구역, 주차금지, 견인지역'이라고 적힌 대형 표지판과 도로에 미끄럼 방지포장 등이 설치돼 있다.

지난 1995년에 '어린이 보호 구역' 관련 법안이 만들어졌다. 스쿨존에서는 시속을 30㎞ 이하로 줄여야 하고, 주·정차를 하면 안 된다. 하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단속도 거의 없다.

11일 오전8시35분경 안동 옥동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등굣길에 인도를 덮친 1톤 화물차에 의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12살 난 오빠를 따라 학교 가는 길에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이다. 당시 사고현장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인도에 가드레일만 있었어도 이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며 "학교 주변인데 왜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지 않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스쿨존'을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오늘 사고 난 지점은 어린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지난달에 개통한 도로에 '어린이 보호구역, 주차금지' 등의 대형 간판과 도로에 미끄럼방지 포장 및 속도제한 표시 공사를 마친 곳이다."고 말했다.

가드레일을 담당하는 시 공무원은 "현재 관내 초등학교 출입구에는 대부분 가드레일을 설치했다."며 "민원이 들어오거나 안전펜스 필요성이 있으면 현장 조사를 거쳐 설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오늘 사고가 난 장소는 올해 안전펜스 설치 계획엔 없었으나 현장 조사를 거쳐 필요하다면 안전펜스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과 단속만으로 스쿨존 문화가 정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경찰과 시 관계자는 "스쿨존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려 해도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주민의 아우성에 좌절되곤 한다."며 "아이들의 안전보다는 생활의 불편을 먼저 생각하는 인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그들은 "내 아이만 안전하면 된다는 생각이 어린이 보호 구역 규정을 유명무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사진>

2008-03-11 18:07:32 / 황준오 기자(joon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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