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19개 지역지부(수석부위원장 정대균, 이하 '지역 MBC 노조')가 지역MBC 강제 통폐합 및 자율경영 침해에 맞서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이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역MBC 노조는 23일 서울MBC와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서울MBC 대주주)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연임에 성공한 김재철 사장이 겸임사장(혹은 대표사장) 발령을 통해 지역 MBC를 통폐합하거나 임기가 보장된 지역MBC 사장의 경질을 통해, 지역사에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자율경영을 침해하려 한다며, '지역MBC 자율경영 쟁취를 위한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역 MBC 노조가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데는 김재철 사장이 지난주 발표한 지역 MBC 경영평가를 통해, 그동안 통폐합이 거론되던 충주 MBC와 삼척 MBC에는 C등급을 주었고, 노조는 이 같은 결과가,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지역 MBC 강제통폐합과 사장 교체를 위한 수순 밟기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이 얘기해 온 지역 MBC 통합 구도(청주-충주/강릉-삼척)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기 때문.

이들 지역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MBC 사장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와 똑같이 지역을 짓밟고 있다."며 "올해 2~3곳의 지역 MBC를 강제 통폐합하고 2013년까지 전국의 MBC를 이리 붙이고 저리 쪼개, 서울 중심의 MBC로 재편하겠다는 플랜을 제시해 연임에 성공한 것은 지역을 짓밟고 서울 여의도 방송국의 우두머리로서 이명박 정부의 서울 공화국 만들기에 가장 앞장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겸임사장 발령을 통한 지역 MBC 통폐합 움직임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MBC를 더욱 큰 혼란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라는 것이 지역 MBC 노조의 의견이다.

노조들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 김재철 사장의 부임과 함께 추진되었던 진주 MBC와 창원(당시 마산) MBC의 통폐합은, 불확실한 통합효과에 대한 논란과 지역 시청자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는 절차적 문제점만 드러낸 채, 현재 방통위에서 승인심사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이 또 다시 같은 방식의 '겸임사장' 혹은 변형된 형태의 '대표사장' 제도를 통해 지역 MBC 통폐합을 다시 시도하고 있어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역 MBC 노조는 이번 지역 MBC 경영평가에서는, '스테이션 이미지', '대표 프로그램 평가'에 대한 배점이 2점, 3점에 불과한데 반해, '노사관계' 항목에 15점을 배정하고, 노조와 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높은 점수가 돌아가도록해 노조 탄압과 더불어 지역MBC의 경영 자율성도 함께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지역 MBC 노조는 3월 3일, 4일로 예정된 지역 MBC 주총에서 19개 지역 MBC 중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지역 MBC는 목포와 춘천 단 2곳  뿐임에도 불구하고, 상당 수 지역사의 사장이 경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 3년의 지역 MBC 사장이 중도 경질될 경우, 회사는 퇴직금과 1~2년치 잔여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실제로 포항 MBC의 경우 사장 2명이 2년 연속 교체되면서 5억원의 금전적 부담을 져야 했다. 7년째 신입사원은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 사장'만 충원된다는 구성원들의 자조어린 한탄이 이어진 이유다.

전국 19개 지역 MBC 노조는 "자율경영을 말살하는 김재철 사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2,500만 지역 시청자들이 MBC를 지켜보고 있다. 김재철 사장과 MBC는 역사의 죄인 대열에 서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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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09:32:49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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