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관내 31개 초등학교 중 9개 초등학교가 23일 오전 일제히 가을운동회를 개최했다.

가을운동회의 백미 박터트리기를 아이들이 즐기고 있다.

9월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서도 각 초등학교 전교생들은 청과 백으로 나눠 차전놀이, 달리기, 줄다리기, 박 터트리기, 부모님과 함께하는 공굴리기 경기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서로 엎치락뒤치락 열전을 벌였다.

특히, 자신의 편이 상대편과 경합을 벌일 때면 운동장 여기저기서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라는 함성이 연신 터져 나왔으며, 단 몇 점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복하다 마지막 최종 점수가 공개되자 운동장 한쪽에서 "와"하는 함성과 함께 승리의 환호성이 울렸다.

초등학교 운동회를 맞아 학교를 찾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 운동회에 참석했으며, 아이들과 함께 운동회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 등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운동회를 맞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편, 올해 운동회에서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시락을 정성껏 준비해 친구 혹은 이웃들과 나눠 먹는 장면도 있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변화된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운동회에 참석한 K씨(당북동·38) "점심시간은 아이가 좋아하는 숯 불고기집에 다녀올 계획이라 도시락을 따로 준비 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학교 학부모 S씨(안기동·41)"우리 어릴때야 도시락에 반찬, 음료, 과일등에 풍성한 분위기로 지냈지, 요즘엄마들은 생활수준들이 높아져 죄다 운동회에서도 배달해서 먹거나, 주문해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죠."라고 말해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가을운동회를 대변했다.

또한, K군(서부초·6년)은 "오늘 못 오신다고 용돈 만원 받았어요! 우리 엄마가 만든 음식보다 치킨이랑 햄버거가 훨씬 맛있어요."라며 "같은 반 친구 엄마가 싸온 김밥이랑 피자 먹어서, 이 돈으로 운동회 끝나고 친구들이랑 피씨방 갈 계획이에요."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불과 몇 년전 만해도 보기 힘들었던 것으로 치킨, 피자 등 배달 오토바이들이 운동회 덕에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는 동안, 손자의 운동회를 보러온 한 할머니는 "엄마의 손맛이 담긴 도시락을 기대하며 운동회 내내 신나게 뛰놀던 옛날 가을 운동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안쓰럽다."며 "좋은 점도 있겠지만 이런 날 하루 정도는 아이들이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으며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 한숨이 나온다."며 안타까워 했다.

               <관련사진>

2011-09-23 17:05:34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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