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중 인민군 점령기동안 인민군을 도왔다는 혐의로 국군과 경찰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한 민간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는 '한국전쟁 중 민간인 학살희생자 합동위령제'가 4일 오후 2시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열렸다.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이번 위령제에는 안동양민학살희생자유족회 김원진 회장, 권기을 안동교육청 교육장, 육군3260부대 관계자를 비롯해 유가족 등 1백여 명이 참석해 한국전쟁 당시 억울한 죽음을 맞은 이들을 위로했다.

안동양민학살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한 이번 위령제는 제1부 행사로 전통제례 방식의 고유제와 불교·기독교 방식의 종교적 위령제를 통해 억울한 희생을 당한 이들을 위로하고, 2부에서는 국가공식사과문 낭독을 비롯해 진실화해를 위한 김종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상임대표, 이원우 대구·경북유족회 사임대표의장 등이 추도사를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의 공식사과문을 대독한 50사단 123연대 관계자는 "우리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의 와중에 군·경에 의해 일어난 불행한 사건으로 인하여 안타까운 희생을 당한 영령들의 명복을 삼가 빌고,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방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에 따라 희생자 및 유가족들의 명예가 회복됨은 물론 희생자들의 넋을 달랠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낭독했다.

한편, 지난 2008년 12월3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결정문에 따르면, 1950년 안동은 한국전쟁 발발 39일 만인 8월3일 인민군에게 점령되었다가 같은 해 9월26일 수복됐으며, 수복과 함께 국군과 경찰은 잔적토벌과 함께 각 마을별로 인민군 부역자(인민위원회 참여, 인민군 짐 수송 등)처리도 함께 진행됐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수복 후인 1950년 9월20일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경찰과 헌병대, 그리고 국군에 의해 인민군 점령기 안동·봉화·의성지역에서 부역혐의사건, 국민보도연맹사건, 군경토벌사건, 안동형무소사건 등으로 학살된 양민희생자는 확인된 것만 천여 명에 가깝고 미확인 된 희생자도 수 백명에 이르며, 이중 120여명만 진실규명이 결정됐다.

밝혀진 바로는 일직면 주민 29명이 명진리와 남후면 광음리 암산골에서, 서후면 주민 17명 이상이 자품리 붓새골재와 경광마을 골짜기 등에서, 남선면 주민 2~3명이 원림국민학교 앞 둑에서, 와룡면 주민 9명 이상이 이하역 맞은 편 골짜기에서, 남후면 주민 3명이 풍산면 계평리 삿시골과 남후면 광음리 암산골에서, 풍산면 주민 11명이 수동리와 막곡리 인근에서, 풍천면 주민 3명 등이 밝혀졌으며, 나머지 인원은 장소 불상에서 집단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전쟁 전부터 마을의 지도자로 이웃의 권유나 강요에 의해 인민군 점령기 특정한 직책(인민위원장 등)을 맡거나 자신도 모르게 인민위원회 등에 이름이 올랐던 주민들로 적법한 절차 없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사진>

2011-11-04 17:02:13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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