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헤매던 70대 치매노인이 한 경찰관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안전하게 귀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경북 안동경찰서 태화지구대 서재억 경사.
지난 1일 오후 2시30분경 관내 순찰 중이던 서 경사는 안동시 금곡동 한 구멍가게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있는 A할머니(72)를 발견했다.
할머니에게 다가간 서 경사는 A할머니가 '길을 잃고 헤매다 거의 탈진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서 경사에 따르면 순찰차를 타고 지구대로 돌아오는 동안, 인적사항을 묻는 동료 경찰관의 질문에 A할머니는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았다.
할머니를 지구대로 모셔온 서 경사는 음료수를 건네며 A할머니를 안심시켰다.
허겁지겁 음료수를 드신 할머니. 그제서야 알아들을 수 없는 몇 마디였지만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A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던 터라 인적사항 파악에 나섰던 서 경사는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마지막 방법으로 과학수사반에 할머니의 지문채취를 의뢰한 서 경사.
결과는 적중했다. 할머니는 올해 72살에 경남 합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인적사항이 확인됐다.
서 경사는 할머니의 연고지를 중심으로 가족관계 파악에 나섰고 몇몇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안동에 할머니의 막내아들이 살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이날 오전 막내아들 집을 나온 할머니는 치매증상이 악화되면서 6시간가량 집을 찾아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할머니의 막내아들과 연락이 닿은 서 경사는 할머니를 태워 아들 품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냈다.
할머니의 막내아들 B씨(39)는 "치매증상이 있던 어머니가 갑자기 연락이 되질 않는다는 말을 듣고 온 동네를 다 찾아다녔다"며 "이름도 모르는 노인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서 경사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서 경사는 지난해 5월에도 피를 토하며 온몸이 경직된 상태로 길에 쓰러져 있던 한 초등학교 교장을 발견, 신속한 응급조치로 귀중한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2008-07-06 12:2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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