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경찰서는 지난 2005년 10월, 안동시 정하동 인근에 농산물 중개사무실을 차린 뒤 중개상인으로 위장, 농민들을 상대로 1억여 원 상당의 농산물을 납품받아 달아났던 정모씨(66)를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정씨는 김모씨(46) 등 8명의 농민들을 상대로 첫 거래에 납품받은 농산물 대금을 현금으로 즉시 결제해 안심 시킨 뒤 대량의 농산물을 재주문, 납품받아 달아난 것.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검거 직전까지 대구, 울산 등 전국을 돌며 20여건의 사기 행각과 피해 금액 15억여 원 그리고, 수십 명에 달하는 농민들을 개탄에 빠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의 이 같은 범행 행각은 지난 2005년 안동지역 농민들의 피해를 조사했던 지창욱(40) 경사의 끈질긴 진념으로 인해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8명의 피해 농민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 지 경사는 “피해를 입은 농민 대부분이 농사 지을 돈이 없어 농자금 대출이나 타인에게 빚을 내 경작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용의자 정씨에 대한 신원이 확보됐을 무렵, 이미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난 터라 당시 정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그때부터 지 경사는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했던 조사계 업무를 포기하고 정씨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과학수사반을 지원, 정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사건 발생 16개월이 지난 이달 초, 실낱같은 희망을 쫓던 지 경사는 지난 13일 경남 창원 일대에서 또 다른 범행을 준비하고 있던 정씨를 찾아 10여분간의 추격 끝에 검거한 것.

   수많은 농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며, 검거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농산물 납품 사기 용의자는 불굴의 진념을 가진 한 경북 경찰관에 의해 1년 4개월 만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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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4 02:2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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