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비문화수련원 조양루

경북 영주시 산하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선비촌에서 모집하는 3주차 및 3박 4일 일정의 '2017년 인성최고지도자 교육과정'이 '협약 위반'과 '장삿속'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선비촌을 올해 1월 1일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는 (주)예문관이 지도·감독기관인 영주시와 일체의 사전 협의 없이 교육과정을 임의로 개설하고 짧은 교육일정에도 1백여만 원이라는 지나치게 비싼 수강료를 고지했기 때문이다.

(주)예문관은 지난 2일 한국선비촌인성교육원장 명의로 홈페이지와 인터넷 카페 등에 '한국 선비촌 인성최고지도자 교육과정' 개설 공고를 하고 유림단체 등에 수강생 모집 안내장을 발송했다. 하지만 유림사회에서도 크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시 당국도 즉각 진상파악에 착수하면서 프로그램 시행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안내장에는 교육과정을 유교사상을 중심으로 성리학의 전통을 현대화한 맞춤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지만, 자격 없는 교수진은 물론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인성교육원장이라는 P씨는 불교 전공자로 과거 전국 유림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오령교 파문'의 당사자이다.

이 교육과정은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인성교육원에 입학하면서 선비촌 인성교육원장에게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양쪽 모두 인성교육원이라는 기관은 지금까지 없었고 직원들조차도 모르고 있다. 더욱이 선비촌은 전통 한옥과 초가 등을 이설·재현해 놓고 관람료를 받는 곳으로써 교육기관으로 볼 수는 없다.

안내장에는 원서접수처를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서울본사'로 공지하고 있어 마치 서울에 본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주소지는 (주)예문관의 사무소이다.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의 본사를 굳이 따지자면 영주시청이 본사에 해당한다.

'성균관유도회 인성최고지도자회'에서도 인터넷 카페에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인성최고지도자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은 성균관유도회를 사칭한 교육원 명의 인터넷 카페에 '2016년 성균관유도회 인성최고지도자과정' 모집공고를 했다가 말썽이 일자 교육일정을 취소했다.

이번 교수진에는 몇몇 새로운 인물이 추가로 포함됐는데, 교수진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교수진에 포함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난해 '2016년 성균관유도회 인성최고지도자 과정'이 올해는 '2017년 한국 선비촌 인성최고지도자 과정'으로 명칭만 바뀐 모양새이다.

특히, 수료생에게는 한국선비문화수련원장과 한국 선비촌 교육원장 공동명의 수료증과 자격증을 준다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 자격에 해당하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이 올해 사용하는 '성균관유도회 인성최고지도자회'도 성균관유도회에 등록되지 않은 임의 단체이다. 이들은 지난해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 소재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센터(총동창회)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마치 이곳이 성균관유도회총본부와 교육원 사무실인 양 수강생을 받으며 한 사람당 120만 원의 수강료를 받아 챙겼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영주시 관계자는 "선비의 도시 랜드 마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무척 당혹스럽다.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은 사설 교육기관이 아니다. 교육과정의 강사료, 시설사용료와 숙박료, 식비 등 교육비는 규정돼 있다"며 "사전 협의가 없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3주차 과정도 주말에 1박 2일씩 3회에 지나지 않는데, 지나치게 비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7-06-14 18:25:14 / UGN경북뉴스(yaho@ugn.kr)

UGN경북뉴스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