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소수박물관(관장 금창헌)은 만간암 주손인 김성기로부터 14일 '만간암(晩看菴)'과 '정안와(定安窩)' 현판 2점을 기탁받았다.

현판의 글씨는 갈수헌 김위의 처남인 운산 김상열(운천 김용의 주손)이 썼다. 현판의 이면에는 두암 김약련의 필적으로 김지의 춘첩시와 작은 발문이 기록되어 있다.

만간암은 김지(1697~1751) 가 1746년 봄에 지은 춘첩시(春帖詩)이다. 근래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영주 이산면 우금의 만간암 고택에 걸려 있던 '만간암(晩看菴)' 현판 이면에 기록되어 있다.

김지는 백암 김륵의 증손자인 김종부의 아들로 입적된 김동주(1655~1682, 두암 김우익의 친 증손자)의 손자이다. 시에서는 노년 정회와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절절히 묻어 나온다.

김지는 용모가 듬직하고 천성이 충후하였는데, 효성과 우애를 행위의 근본으로 삼은 위에, 가학을 익혀 식견과 문장력이 남달랐다고 전한다. 특히 효성이 뛰어나, 일찍 남편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 드리기 위해 언문 책을 수집하고 역사책을 언문으로 번역하여 동생인 갈수헌 김위와 번갈아가며 읽어 드렸다고 한다.

백졸암 류직의 학문적 영향을 받은 류정휘의 둘째아들인 류창시에게서 학문을 배웠으며, 1723년에는 사마시에도 합격하였다. 그는 당시 영주의 원로학자로 성장한 두암 김약련의 아버지이다.

소수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기탁 받은 현판에서는 제산 김성탁이 동년배 가운데 서법으로는 견줄 자가 없다고 평했던 김상열의 서법을 엿볼 수 있다."라며 "친필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김약련의 필적이 기록되어 있다는 점 등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라고 평가하고 "김성기 씨가 지난해 기탁했던 만간암 소장 고문서와 함께 만간암 고택의 역사를 증언하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2008-10-14 22:37:42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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