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 철폐에 맞서 전국의 시민단체 및 야당의원 등 2천여 명이 12일 여의도공원에서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 철폐 반대 집회를 열고 현 정부를 규탄했다.

전라, 경상, 충청 할 것 없이 전국에서 모인 시위자들은 수도권 규제 철폐와 지역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국민대회 결의문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수도권 규제 철폐는 수도권을 살리는 정책이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을 모두 죽이는 정책이라고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벼랑 끝에 내몰렸던 지방이 천길만길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기 직전에 놓였다."며 그동안 지방 생존의 불씨를 피우기 위해 사력을 다해 붙잡고 있었던 수도권 규제의 끈과 지역 균형발전의 끈마저 잘려지려 하고 있어 참담하기 짝이 없고 실망감과 좌절감, 배신감을 넘어 분노가 끓어오른다."고 정부를 향해 일갈했다.

또한, "희망이 무너지고 있다.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 지방은 이제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80대 20의 빈익빈 사회, 공룡화와 공동화의 양극화 사회, 약육강식의 승자 독식 사회로 치닫고 있다."고 결의문을 통해 밝히고 수도권 규제 철폐 반대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 발언을 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수도권 규제를 푸는 것이 정부가 발표한 국토이용효율화방안인가?"라고 반문한 뒤 "국토도 작은 이 나라에 현재도 전 국민의 50%가 머물고 있는 수도권에 규제가 풀린다면 수도권은 과밀화로 죽고 지방은 공동화로 죽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땅 골고루 발전시켜야 국가 경쟁력이 커지고 어려운 경제가 살아나는 길"이라며 "현 정부는 지방 죽이기와 국토 난개발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수도권이고 지방이고 모두 소중한 국민인데 이명박 정부는 상생발전이 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자유선진당의 심대평의원은 "여기 모인 사람들이 수도권규제 철폐를 반대하는 것은 수도권이 부러워서도 아니고 지방만 잘살자는 것도 아니다. 이는 모두 다 함께 잘살자는 뜻에서 하는 반대"라며 "지방 발전의 싹이 막 틔워지고 있는 이 시기에 지방을 죽이는 정책을 내놓은 저의가 무엇인지 현 정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현 정부는 무엇이 잘못된 건지 생각하고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내 놓아야 모든 국민들이 수긍할 것"이라며 "정부는 현재 경제위기를 수도권 규제완화로 풀려고 하고 있으나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같은 안일한 발상이며 수도권과 지방을 함께 죽이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동지역 국회의원인 김광림 의원을 비롯해 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인 정해걸, 문경·예천의 이한성 의원 등 경상북도 북부지역 의원들은 이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27일 정부의 최종 발표 여부에 따라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많은 지방의원들이 현 정부의 수도권규제 철폐는 절 때 있어선 안 되는 일임에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27일 최종발표에서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지방에 대해 아무런 대책 없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들고 나온다면 현재 야당이 내고 있는 목소리 보다 더 큰 목소리가 한나라당 내에서 터져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규제완화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발언이니 만큼 국민들이 현 정부를 믿도록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만약 약속을 어기는 일이 생긴다면 극심한 경제난과 더불어 현 정부를 규탄하는 지방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부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 규제 완화에 맞서 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오는 27일 최종 발표를 앞두고 어떤 선택과 결론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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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2 20:12:08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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