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에서는 구제역차단방역에 모든 행정력이 집중·동원되는 가운데 일부 지각없는 인사들의 구제역 발생국가 해외여행이 뒤늦게 드러나 말썽이다.

지난달 29일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 인접한 영주시가 당일 즉각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비상근무에 들어 간지 닷새째인 지난 3일 모 면 단위 이장 협의회 소속 11명이 부부동반(총 23명)으로 홍콩·마카오 등을 7일까지 다녀온 것.

또한, 해당면장은 이들의 외유를 예방적 차원에서 적극 만류했어야 하나 오히려 배웅에 나서는 등 귀국한 후에도 시 구제역방역대책본부에 상황을 알리지 않고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여행에 참여한 이장 중에는 한우사육인 2명이 있어 비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으며, 최초 안동시 구제역의 발생 원인이 해외여행으로 밝혀진 터라, 뒤이은 영주시 축산농가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은 세계동물보건기구가 규정한 구제역 발생 아시아 지역 34개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는 11개국에도 포함, 농림수산식품부가 축산농가에 방문 자제를 강력히 당부하는 국가로써, 지난 2004년과 올해 2월에 구제역이 발생한 위험국가이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총체적 위기상황을 직시 못한 해당면장의 보고 누락에 따른 영주시 행정조직 지휘체계의 허실은 물론 시·도 구제역방역체계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영주시 안정면 소재 경북도축산기술연구소는 지난 11일 이런 사실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연구소가 보유한 품종개량 한우 520여 두 중 마리당 수억대를 웃돈다는 최우량 임신우 56두를 구제역 전염방지를 위해 해당 면내 소백산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소는 구제역이 발생한 안동 와룡에서 26km를 벗어나 관리지역(10~20km)은 아니지만, 인근지역 확산을 우려해 대피한 것으로 만약, 사전에 면내 상황을 전파 받았더라면 대피지역은 반드시 재검토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주시 고위공직자 A씨는 "조직 상하와 기관 당국 간에 손발이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을 수가 있나, 이는 공직기강이 무너진 것은 물론, 시·도 구제역 방역 체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라며 "공항에서 검역이야 받았겠지만,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겨울에는 최대 14주에 이르고 과거 전파사례가 있는 만큼, 위기의식을 직시 못한 관련자 문책과 아울러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0-12-19 13:42:27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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