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교생이 20명 남짓한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서벽초등학교의 신입생 입학식에서 56살 된 여학생이 단연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학교에서 10리가량 떨어진 서벽 2리에 살고 있는 김분조(여·56)씨는 7살 먹은 신입생 6명과 함께 당당히 입학식을 치렀다.

   입학식 내내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김씨는 담임선생님의 안내로 1학년 교실을 둘러볼 때는 마치 어린아이마냥 얼굴 가득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7공주’ 집안에서 막내딸로 태어나 언니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근처도 가보지 못한 김씨는 20살 무렵, 이웃 마을로 시집 와 1남 4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자녀들이 하나 둘 출가하면서 문득 ‘더 늦기 전에 학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김씨는 수소문 끝에 집에서 20리가량 떨어진 춘양면의 한 야학 교실을 소개받았다.

   그러나 거리가 멀고 또 밤 시간이라 도저히 엄두를 내질 못해 포기했다.

   다른 방도가 없을까 궁리하던 끝에 정규 학교에 입학하게 된 김씨는 처음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슨 학교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자식들의 격려로 어렵사리 입학을 결심하게 된 김씨는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돼야 할 텐데 걱정이라며, 앞으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2007-03-04 01:32:59 / 유경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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