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학교(총장 최성해)와 아현산업정보학교(교장 방승호)를 비롯한 게임인연대·게이미피케이션포럼(대표 김정태)이 공동주최한 '게임의 미래' 공개토론회가 지난 8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게임계의 기대를 반영하듯 게임종사자는 물론 게이머(게임이용자), 교사와 학생, 정치권과 언론계 등 100여 명의 게임인들이 토론회에 참가했다.

사회를 맡은 동양대 김정태 교수(게임학부)는 "게임인들이 새정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정부도 게임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더욱더 건강한 '게임의 미래'를 위해 게임생태계의 현황을 진단하고, 새 정부의 게임정책, e스포츠발전 방향, 신 게임기술 등에 허심탄회한 토론을 진행하자"는 개회선언에 이어 패널들과의 토론이 시작됐다.

패널로는 방승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과 고경곤(前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아시아 태평양 부사장), 김성완(인디라! 인디게임개발자모임, BIC 집행위원장), 장현영(NC 소프트 대회협력팀장), 권영준(게이미피케이션 포럼 부회장) 등 십수 년 이상 게임계에 몸담아 온 게임전문가들이 참가했다.

먼저, 방승호 교장은 학교에서 열린 게임대회에 열광하는 학생들을 보며 e스포츠의 잠재성을 확실히 인식하게 됐고, e스포츠를 어떻게 교육 환경에 접목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선 중고등학교 현장의 게임교육에도 '게임코딩'이니, '게임 리터러시' 처럼 어려운 것보다는, 몸으로 하는 '모험놀이'와 '게임인문학', '게임영어' 같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장현영 엔씨소프트 대외협력팀장은 미래의 게임산업을 위해 정부 주무부처의 책임감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한국에서의 e스포츠의 변천사를 보면, 과거 개인전에서 팀 전으로 확대됐고, 최근엔 수십 명이 동시 참여하는 등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지금의 학생들이 차후 산업 현장에 뛰어들 때가 되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게임의 미래를 전망했다.

고경곤 전 블리자드 부사장은 해외게임이 국내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 등의 게임산업을 점령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e스포츠에 있어 "게임사, 연맹, 협회 모두 제구실 못하고 그냥 선수만 잘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또한 "e스포츠 선수들도 전성기 이후 은퇴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4년제 대학에서도 'e스포츠학과'가 개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e스포츠 선수 양성 프로그램에 게임에 대한 스토리텔링 구성이나 인문학 등 소양을 기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성완 인디라! 대표는 그간의 정부정책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집중되어 양극화가 심하니, 영세개발사나 인디개발자 지원책 강화를 주문했다. 김 대표는 또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성공한 주류 게임뿐만 아니라, 인디 게임의 e스포츠화 전략은, 게임의 순기능을 저변에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라고 주장했다. 기존 스포츠 역시 비인기 종목들의 다양성처럼, e스포츠에서도 인디게임이 나름의 역할을 하며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권영준 게이미피케이션포럼 부회장은 "게임의 미래는 국가의 미래"라면서, 미래에는 게임이 게임산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산업을 옥죄는 불합리한 규제와 게임계 적폐들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마치면서 김정태 교수는, 게임인들이 주무부처 및 정치권과 힘을 합쳐 문화예술 진흥법에 게임을 편입시키는 '(가칭) 게임예술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이 급선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후배 게임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20주년을 맞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등의 온라인 게임들의 기념비를 세우는 등 게임인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활동들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동양대학교와 아현산업정보학교는 게임 및 이스포츠 영재 양성을 위한 공동 프로그램 개발 협약(MOU)을 지난 6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동양대학교와 아현산업정보학교는 '게임영재'들을 위한 게임창작 및 e스포츠 영재프로그램 개설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동양대는 경기도 동두천시에 소재한 북서울캠퍼스에 게임학부(정원 60명)를 올해 신설했다. 경기수도권 북부에 위치한 4년제 대학교로는 처음으로 게임학부를 개설하고 게임창작기술에 인문학 및 외국어교육을 강화해 국내외 현장투입이 가능한 '개념 있는 게임창작자'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최성해 총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이 정부 주무부처에 잘 전달되어 게임생태계의 상생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게임생태계를 위해 찾아가는 게임토크쇼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신설되는 게임학부 신입생들을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게임인재로 양성하겠다"고 했다.

2017-09-11 22:25:25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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