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에서는 지난 28일 관내 모 유명약수터 인근부지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매립·위장하고 공사를 강행하려다 담당공무원에게 발각돼 폐기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물맛 좋고 약효가 뛰어나기로 전국에 소문난 이곳 약수터는 찾아오는 많은 사람으로 관광 철에는 북새통을 이루는 유명세를 치르기도 한다. 올해는 주민들이 함께 뜻을 모아 조촐한 약수 축제를 열기도 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번 폐기물 불법매립은, 봉화군 상운면에 주소를 둔 현장 대리인 C씨(남 50세) 가 약수터에 인접한 계곡으로 연결되어 100여 미터가 채 안 되는 상류지역 주차장 자리에 휴게소를 신축한다며, 27일 주차장 바닥의 기존 콘크리트 포장을 중장비를 사용하여 철거한 후 발생한 많은 양의 폐기물을 정상적인 처리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바닥에 묻고 성토한 것을 당일 오후 6시경 모처에서 봉화군에 제보하며 알려졌다.

28일 오전, 현장에 도착한 봉화군 관계자들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 공사를 방해하지 마라!"라고 완강히 부정하며 대항하는 현장 관계자들과 1시간여 동안을 승강이를 벌이다가, 주변에 흩어져 있는 폐기물 잔해와 정황을 토대로 묻힌 양을 정확히 추정, 끝내 현장 관계자들의 실토를 받아냈다.

28일 오후 중장비를 동원, 현장에서 거둬들인 24톤 차량 1대 정도의 폐기물은 관내 폐기물 처리업체에 정상적으로 위탁 처리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대리인은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위반 등 폐기물 관리법에 의거 최고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한편, 봉화군 관계자는 동행한 기자에게 "묻은 양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폐기물 불법매립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라며 "이번처럼 불법매립한 곳을 레미콘 타설 등으로 위장을 시도하여 만약 성공할 때면 추가로 난해한 비용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전에 현장에 출동해야 신속한 수습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고 "우선 관내 레미콘 업체를 통해 제보현장 인근의 레미콘 타설 상황을 기민하게 점검하고 폐기물 처리업체 현황을 확인한 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렸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실재 담당 공무원이 우려했던 것처럼, 당일 오후 레미콘 타설 준비를 하고 있었고, 폐기물을 하나씩 모아 증거물로 제시하기까지, 현장 대리인 C씨는 폐기물 매립을 고압적인 자세로 부정하며 기자에게는 온갖 욕설과 폭언으로 현장에서 나라고 위협했다.

또, 현장대리인 C씨는 자신을 지방일간지 경북 00 기자라고 최초 소개하며 명함을 건네고 ㅈㅇ일보 기자를 지냈다고 사칭하는 등 봉화군의 최고위 공직자를 들먹이면서까지 위세를 과시하며 이번 일을 무마하려 시도했다.

C씨는 폐기물 처리 서류를 자신이 직접 준비해 담당자에게 제출한 29일 오후까지도 동행했던 기자를 만나 이번 일을 수습하겠다며 무마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군 산림환경과 환경관리담당자는 "C씨는 아직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라며 "봉화는 청정지역입니다! 폐기물 불법매립이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일은 유명 관광지 약수터에서 벌어진 일이라 봉화의 청정 이미지 훼손과 자칫 많은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처벌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10월 말 이전 미비한 서류가 갖춰지는 즉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관련사진>

2008-10-29 20:42:43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