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전문대학 생활관 식당 한편에는 해마다 동지를 전후로 기숙사 사생, 유학생, 교직원 등 학교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버무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올해는 주방 아주머니와 중국유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김장을 정성스럽게 담갔다. 담근 김치와 깍두기는 주방 뒤쪽에 마련된 25개의 김장독에 담아 내년 5월까지 저장한다.

생활관 식당에서는 김치뿐만 아니라 된장, 고추장도 매년 2월 직접 담가 반찬으로 올린다. 메주콩을 삶아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한 달에서 45일 정도 띄워 식당 옥상의 장독에 숙성시킨다. 특히 메주는 식당 배식 대 뒤쪽에 볏짚을 엮어 새끼줄로 매달아 놓는다. 이는 요즘 새내기 학생들이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다.

안전한 먹을거리, 농산물의 소중함과 장 담그는 간접 체험까지 일거양득인 셈으로 중국에서 유학 온 학생을 비롯해 타 지역학생들의 인기에 힘입어 주변의 부러움을 톡톡히 사고 있다.

중국 박주시에서 온 유학생 가염(21세 세무행정과 2년) 양은 "우리 학생들이 겨우내 먹을 김장을 한다는 생각으로 서투르지만 열심히 일손을 돕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담근 김치는 매년 3월 개강과 함께 기숙사 사생들을 위해 식단의 단골메뉴로 자리한다. 대학 설립자의 학생 먹을거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착으로 기숙사 개관 이후 매년 계속되어온 김장하기 풍경은 대학의 이색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계자는 "배추 구입부터 절이고 헹구는 작업, 고춧가루와 무 등 양념 재료 준비, 그리고 속을 버무려 포장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손수 준비했다."라며 "학생들의 건강에 많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관련사진>

2008-12-16 20:35:08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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