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떨기 꽃처럼 검은 머릿결이 구름처럼 흘러내려 끊임없는데… 아! 천 리 먼 곳에 두고 그리워함을, 또 어찌하겠습니까!' <죽계별곡 중>

한국선비문화수련원(원장 이상호)과 소백산 국립공원사무소(소장 강낙성)가 '소백산과 선비문화의 만남'을 통해 추진하는 '시와 함께 떠나는 죽계구곡 역사문화 산책'이 전국 대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두 기관은 소백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고품격 선비문화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정(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영주 선비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한 업무협정의 첫 번째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29일 두 기관은 전국에서 모인 '글로벌 새마을 청년봉사단' 60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시행했다.

죽계구곡은 비로봉과 국망봉 동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초암사를 지나면서 배점리 금당반석에 이르기까지의 구간에 형성됐고 안축이 지은 '죽계별곡'의 배경이 된 곳이다.

죽계구곡은 신재 주세붕이 설정했다는 설도 있고 퇴계 이황이 설정했다는 설도 있다. 선비들은 구곡의 아름다운 자연에 은거하며 안빈낙도의 이상을 실천하고자 했다. 이러한 선비의 이상과 품성은 구곡시를 통해서 고스란히 형상화되어 소백산을 감아 도는 죽계 굽이굽이마다 전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안축의 죽계별곡을 스토리텔링해 구곡을 타고 흐르는 선비의 높은 뜻과 기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마련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건우(영남대 3년) 학생은 "고전으로만 배웠던 죽계별곡은 생동감도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탐방을 해보니 죽계별곡의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준비한 김진태(소백산 국립공원) 탐방시설과장과 최홍식(한국선비문화수련원 기획팀장) 박사는 “죽계구곡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은 선비문화와 소백산의 청정자연을 하나의 공간으로 형상화해낸 문화관광의 새로운 트랜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소백산의 청정자연에 선비문화의 향기를 덧씌우는 일은 영주 선비문화관광의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장하는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향후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2013-07-01 09:42:58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