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국고보조사업 공모·선정 과정에서 '특정인 밀어주기' 의혹 대상자로 지목돼 해당 사업에 일체 관여할 수 없도록 배제됐다던 C씨가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사업을 주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성토가 높다"

정부가 최근 빈발하는 국고보조금 횡령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개혁방안 마련을 천명한 가운데 본보가 2차례 보도한 문화체육관광부 국고보조사업 특정인 밀어주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본보는 지난해 '국고보조금은 중앙부처 쌈짓돈'이라는 제하의 문광부 종무 2과 '2013년도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 문제점을 보도한 데 이어 '문광부 말썽투성이 국고보조금 교부사업'이라는 제목의 '특정인 밀어주기 의혹' 제기 보도를 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종무 2과장 A씨는 "국고 사업을 특정인에게 밀어줬다는 의혹은 있을 수 없다. C씨를 사업에 일절 관여 못 하도록 조처했으며,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선정해 줬다. 앞으로도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C씨가 조금이라도 관련됐거나 관계한다면 해당 국고보조금을 회수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사업을 개시한 5개월여가 지난 지금, 당시 의혹의 대상이었던 특정인 C씨가 사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이번 사업진행 장소를 C씨의 사무실로 버젓이 안내하고 있다.

문광부 종무 2과는 지난해 8월 29일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 보조사업자 모집 공고를 하고 19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단 이틀 동안만 접수한 후 발표도 없이 9월 30일 (사)K학회를 국고보조사업자로 선정했었다.

공고 내용은 유교아카데미운영(8억 원), 서원·향교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영지원(7억 4천1백만 원)이었다. 애초 2013년도에 책정되지도 않았던 예산인데다 신청 기간이나 심사위원 구성은 물론, 특정종단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거액의 국고사업임에도 일반 단체나 개인까지 사업신청이 가능토록 했다는 점에서 공고 때부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의혹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공무원들이 국고보조금을 관리·감독하면서 규정을 임의로 해석하고, 다른 보조사업자에게 누명을 씌워 맘대로 교부를 중단·전용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종무 2과 자문위원으로 행세하면서 유착됐던 C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사)K학회를 선정되게 한 후 자기 사업으로 만들었고 해당 공무원들은 직전사업자의 홈페이지까지 빼앗아 주려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었다.

(사)K학회 홈페이지에는 이번 사업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없다. 사업과 관련한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지도 않았다. 대신 사업 관계자들은 '유교문화 활성화 지원사업단'이란 카페를 개설해 C씨를 자문위원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6일 '향교·서원 해설사 활동 지원 사업 안내'를 공고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해 해설지원비를 신청하라고 했다. 그러나 서류를 보내라고 한 곳은 사업신청 당시 (사)K학회 주소가 아니라 C씨가 대표인 ‘예실본’ 주소이다. (사)K학회 주소로는 이번 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

특히, C씨는 이번 사업에 매번 강사로 참여했다. 지난 3월 8일 열린 워크숍에는 종무 2과 A과장과 직원들이 C씨와 함께 나란히 참석했으며 이런 사실은 언론에 그대로 보도됐다.

해당 사업 관련자는 "A과장을 비롯한 문광부 종무 2과 직원들은 당시 이러한 의혹들을 부정했지만, 결국 사업이 진행되면서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며 "종무 2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수년간에 걸친 H비영리법인의 사업실적을 기반으로 편성된 경북 영주 소재 S수련원 관련 국고보조금 예산을 영리목적법인인 특정기업에 교부하려고 해 큰 반발을 사고 있다"고 했다.

2014-04-14 14:13:35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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