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 총장의 학위논문 대필의혹이 불거졌다. 대물림 사학비리 행적으로 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데 더해진 이번 의혹은 법적 도덕적 책임과 논란을 넘어 현직 자격 시비로 확대되고 있다.

돈을 주고 같은 과 교수에게 대필시켰다는 것인데, 변 총장은 대구한의대 인근 Y대에서 2003년 12월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앞서 아버지인 설립자 총장이 교수채용비리로 구속된 1998년 9월 교환교수로 미국에 가족들과 출국해 2년간 머무르면서 2000년 10월 석사 학위를 받았다.

본보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대구한의대의 봉화군 ‘DHU 산림특화캠퍼스’ 사업 실상을 보도했다. 특화캠퍼스 사업의 사기성을 조명하면서 대구한의대 전 기획예산팀장 G 씨(2011년 6월 사망)의 업무 노트와 기록을 입수하고 숨겨진 사학비리의 진상을 지금까지 15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G 씨의 업무 노트와 기록에는 변 총장의 박사 학위 논문 대필 관련 보고내용과 정황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G 씨는 2007년 9월 3일 설립자 총장에게 학내 상황과 더불어 변 총장의 행적에 대해 보고했다. 당시 G씨는 변 총장의 집요한 공사리베이트요구에 시달리고 있었다.

G 씨는 변 총장이 박사 학위 논문을 같은 과 L 교수에게 대필시켰고 이것이 교수사회에 소문이 나서 문제가 됐지만 수습됐다고 설립자 총장에게 보고했다. 변 총장과 G 씨는 친구 사이였고 L 교수는 변 총장과 G 씨의 대학 선배이다.

또 다른 기록에 따르면, 변 총장은 자신의 박사논문 대필을 조건으로 1996년 L 교수를 채용했다. 그러나 고교와 대학 선배인 L 교수가 대필을 계속 미루자 변 총장과 L 교수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갈등이 심해지자 주변 교수들이 나서서 수습했다. 결국, L 교수는 2003년 변 총장의 논문을 대필했으며 변 총장은 L 교수에게 1천만 원을 건넸다.

변 총장이 건넨 1천만 원은 11호관(바이오센터) 공사리베이트로 받은 3억 원 중 일부라고 알려졌다. L 교수는 더러운 돈을 받았다고 토로하며 돈을 받은 당일 G 씨를 비롯해 사실을 알고 있던 후배 교수 2인과 함께 술자리를 했다.

변 총장과 L 교수의 갈등은 박사 학위 취득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고 L 교수는 교직원들과의 술자리 등에서 지속적으로 학위논문 대필을 폭로했다. 학교통학버스 리베이트를 제공했던 K 교수와 G 씨, 또 다른 직원 B 씨가 등장하는 녹취록에는 교수와 직원들 술자리에서 대필 문제가 계속 언급되자 급기야 L 교수와 G 씨가 주먹다짐을 벌였으며 부서 직원들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논문 감사의 글에는 도움을 준 교수들 다수 이름이 나온다. L 교수가 논문을 대필하면서 주변 교수들에게 작성 도움을 청하자 변 총장은 L 교수가 성의 없이 논문을 쓴다며 A 교수에게 윤문을 부탁했었는데 A 교수는 아예 도움을 준 교수들의 이름을 모두 넣어 감사의 글을 작성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대학 측은 변 총장의 석·박사 학위논문 대필 의혹에 대해 어떤 부정이나 해명도 없이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로서 지금은 모르는 일이다. 지금 잘하고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 학교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겠나?"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 K씨는 "미국 학위논문도 대필 의혹이 있다. 변 총장은 Y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교수로 임용된 후 다시 미국 P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 미국 출국은 대학원 진학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며 "진실은 밝혀야 한다. 국내 토종 교수가 교환교수로 파견돼 2년 만에 영어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것이다. 이는 안식년을 1년으로 정하는 대학 규정에도 맞지 않았다. 망자는 지금 변 총장이 가짜 학위로 박사노름을 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2014-05-19 09:08:09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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