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공유재산인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을 수탁 운영하는 향토기업 (주)선비애가 애초 천명했던 '공익 의지'와는 다르게 오직 사욕에만 급급한 영리회사의 '본색'을 여실히 드러냈다.

(주)선비애는 지난 2013년 12월 민간위탁 공모 당시 '선비정신에 충실'하며 '비영리법인의 공익적 특장을 학습'하고 '이를 실천하고자 법인 정관 2조에 명문화했다'며 사업자 선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더욱이, 창출된 이익으로 지역민의 문화 향유에 이바지하고, 이를 위해 외부 지원을 요구하지 않는 등의 사항을 준수함이 '법인의 설립 정신'이라고까지 적시했다.

이러한 의지 표명이 영향을 주었기 때문인지, 2004년 9월 선비촌 개촌 이후 3차례 공모에서 모두 떨어졌던 (주)선비애는 9개 업체가 참여한 지난 공모에서는 0.38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2위 업체를 제치고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년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당시 주주총회 한번 하지 않은 깡통 주식회사로 불리던 (주)선비애는 사업개시와 동시에 위·수탁 건물을 화재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켰고, 10여일 만에 이를 우려하는 영주시 측 공문을 받고서야 부랴부랴 문제를 수습하는 등 출발부터 심상찮은 조짐을 보였다. 선비촌 개촌 이후 초유의 사태였다.

이어 며칠 후에는 시무식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을 그만두게 했다. 영주시로부터는 위·수탁 계약에 따라 선비촌과 소수서원 입장료 수익금의 1/3을 지원받기 시작했지만, 선비문화수련원은 차일피일 개원을 미루며 가동조차 못 하다가 4월부터는 세월호 사건 영향 등을 원인으로 후반기까지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했다.

결국 지난 5월에는 영주시 특정 감사에서 2014년 회계 부분 가지급금 명목 부채상환금 1억3천1백만 원의 부당지출이 적발돼 전액 환수 처분 조치를 받았다.

(주)선비애에는 시가 지원하는 입장료 수익금 외에도 국고보조금 지원과 숙박료 및 프로그램 체험료 등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부당지출은 공유재산 위·수탁 특성상 과도한 이익 추구를 방지하고자 회계처리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되는 적립금 형태의 수익금 계좌에서 발생했다.

특히, 세무사를 통해 부채 상환은 안 된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가지급금 명목으로 고의 지출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회계 처리상 세입 근거조차 없는 세출이라 횡령 의혹을 넘어선 범죄 행위로 비치고 있다.

(주)선비애는 줄곧 시의 이번 조치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사업 계획서는 공모 제출용일 뿐이었다. 우리는 사업을 선정받기 위해 10년을 보냈다. 이익 창출이 목적인 주식회사의 운영에 시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는 등 어처구니없는 불만을 토했다.

급기야는 "이렇게 안 남을 줄은 몰랐다. 이런 걸 왜 맡았나 모르겠다!"거나 "이제 반이 지나갔고, 내년 말이면 끝이 난다! 1년 6개월 남았다! 그때까지 좀 빼먹도록 내버려 둬 달라, 10년을 기다렸는데 이 정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적반하장의 망발까지 서슴지 않았다.

한편, 본보의 지난 8일자 보도와 관련해 영주시는 (주)선비애 측에 소명자료 제출요구와 더불어 고문변호사를 통해 계약해지를 염두에 둔 법적 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영주시의회도 지난 선비촌 및 선비문화수련원 위·수탁 운영자 당시를 포함해 비교 가능한 5년 치 자료 일체를 요구하는 등 지역구 의원을 배제한 가운데 이번 가지급금 부당지출 비리에 대한 명확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유림 K씨는 "부족한 능력에다 지나친 욕심이 겹쳐 부른 최악의 결과가 아닌가? 충분히 예측됐었음에도, 직전 운영자들의 전문 능력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향토기업도 그만큼 할 수 있을 것이라 막연히 과대평가했던 지난 집행부의 잘못만 탓할 일은 아니다. 잘못된 것은 더 늦기 전에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세월호 등 국내의 여러 악재에도 인근 지자체의 선비문화수련원은 인성교육과정 수료생이 150% 이상 늘어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2015-06-16 08:31:48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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