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법안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간의 대립으로 망치와 전기톱이 동원되고 국회의원들 간에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저 사람들 또 저러네.'라며 관심조차 갖지 않는 시민들의 반응 또한 언제나 그렇듯 냉담할 뿐이다. 국회에서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면 할수록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그만큼 시민들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최근 국회의원들이 아닌 지방 기초단체의원들이 연일 폭력사태에 휘말려 의원의 자질문제가 최근 시민들의 화두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것은 국회의원들의 폭력사태와는 성질이 틀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국회에서 벌어지는 폭언과 폭력은 여·야 정당 간에 서로의 당 이익을 위해 벌이는 대립이지만 이들 지방의원들과 관련된 폭력 사건들은 사사로운 개인적인 감정이나 이익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이러한 이유로 시민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23일 의성군의회 윤 모의원은 차 모 전 보건부 장관의 사무실에 만취 상태로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혀 경찰에 체포됐다. 윤씨는 자신의 아내 명의로 운영하는 노인요양시설이 최근 영업정지를 받는 것이 차씨 탓이라며 행패를 부린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의성군의회는 현직 의장이 부시장과 감시실장 등에게 폭언을 가한 사실이 들어나 시민단체들이 퇴임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또, 지난 12일 안동에서는 현 시의원이 술자리에서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며 평소 알고 지내온 선배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 밖에도 시의원들끼리 사석에서 폭언과 폭력을 행한 사실이 청송에서도 일어 났다.

이에 시민단체들과 지역주민들은 한결같이 사사로운 개인의 감정이나 이익을 위해 폭력을 행사한 기초단체의원들의 자질을 문제 삼아 도의적 책임을 묻는다.

심지어 춘천에서는 지난 18일 춘천시의회 본회의 직후 한 시의원이 장애가 있는 동료 의원에게 주먹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일이 발생해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의원직 수행 적성검사제'라는 신조어가 연말 화두일 정도이다.

의원직 수행 적성검사제는 '의원직 수행에 하자가 있고, 자질 없는 의원을 솎아 내자'는 시민들의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의원들의 자질은 크게 전문성과 도덕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전문성은 개인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법도 하지만, 도덕성에 관한 문제는 이와는 별개이다.

지방시민들은 최근 기초단체의원들이 사사로운 개인적인 감정으로 대화 보다는 주먹을 앞세우는 의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심한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시민들의 자괴감이 결국 이들 의원들에 대한 불신은 커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 기초단체의원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될 것이며, '의원도 사람이다'란 말은 본인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진정한 '공인(公人)'으로써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08-12-25 12:54:39 / 황준오 기자(joon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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