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개관공연과 함께 공식적인 개관을 앞둔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이 경북북부권의 대규모 관람객을 외면한 행정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은 건립시작부터 문화예술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지 않고 컨설팅 업체의 의견으로만 완공되다보니 '빨리 지어놓기 식'으로 전락해 현재 여러 방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안동시의회 1차 정례회가 개회해 손광영 의원이 3분 발언에서 제기한 전당의 음향과 건물 일부의 누수 현상, 지하시설의 악취, 볼링장 부대시설 부족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개관공연 섭외와 개관일정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통상 타 도시에서 시행했던 개관과 비교해 보면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은 다른 점이 많다. 보통 개관 전 시험공연 등으로 음향과 조명 등 건물의 모든 시스템을 점검한 후 일정한 공백 기간을 갖고 공연이든 개관이든 하기 마련인데 안동의 경우는 그러한 절차가 철저히 배제됐다.

또,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해당분야 전문가인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관장도 4개월간의 개관일정이 모두 잡힌 후에야 부임했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정에 전문가의 고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쉽게 말해 개관공연 스케줄을 보면 대부분 대작들로 구성돼 있다. 만약 적절한 사전점검 없이 이런 공연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음향이나 무대, 전당의 부대시설 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관람객들의 반응은 차갑다는 것이다.

여기에 약 500억 원이라는 대형자본으로 건립돼 경북북부권 문화와 예술을 대표한다는 곳에서 이렇듯 미숙한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면 그 부정적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일각의 여론이다.

결국 개관공연일정을 수립하기 전 해당분야 전문가와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생략하고 무리하게 공연일정을 잡아 관람객들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고 개관공연을 관람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하영일 관장은 "솔직히 인정한다. 나도 부임하기 전일이라 어떻게 쉽게 말할 수 없지만, 최소 개관 6개월 전 전문가와 논의 후 어떤 일정이든 잡았어야 한다."라며 "그래야 사전에 모든 시설과 시스템이 안정돼 문제점이 최소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계약 진행에도 의문점이 제기됐다. 전당 측은 먼저 개관공연자들 측과 기존에는 구두로만 계약을 한 뒤, 개관을 10일여 남겨둔 현재 서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자칫 공연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된다고 일부 여론이 진단했다. 

2010-09-08 14:00:40 / 권기웅 기자(spkw77@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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