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부설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김상은 어린이는 낯선 영호초등학교 과학실 한켠에 앉아 헝클어진 생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으음, 이게 아닌데. 뭐가 잘못됐지?"

직접 만든 바퀴달린 로봇을 조물거리며, 노트북 화면에 펼쳐진 함수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긴 한숨이 연신 터져 나왔다. 대회 주최 측이 제시한 임무(Mission)와 열심히 비교한 끝에 뭔가를 발견한 듯 급하게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다됐으니 서두르라는 심사위원 선생님의 말에 손놀림이 더욱 바빠졌다.

청소년과학탐구대회 안동시 예선전이 관내 초등학교를 비롯해 한국생명과학고, 안동교육청 등지에서 열렸다. 22일 과학그림부문, 기계과학부문, 로켓과학부문 대회에 이어 23일에는 로봇과학, 전자과학, 탐구토론부문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다. 각 학교를 대표해 출전한 총 272명의 초·중학생들은 각자 준비한 결과물을 쏟아 내며 지역학교 학생들과 열띤 경쟁을 벌였다.

청소년과학탐구대회는 올해 28회째를 맞는다. 1983년 당시 각 시·도 교육위원회, 어린이회관,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현 한국과학창의재단)등 각급 관련 단체에서 비정기적이고 단편적인 행사로 추진하던 과학경진대회를 정부 지원 아래 체계적으로 실시하고자 제1회 대회가 열렸고, 지금껏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회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약 300만명이(본선 512명) 과학그림, 로봇과학, 전자과학, 기계과학, 로켓과학, 탐구토론 등 6개 종목에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여 대상(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금상, 은상, 동상 등을 수여하는 국내 최대의 종합 과학탐구대회다.

미래의 꿈나무인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 온 국민의 과학기술 풍토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안동에서 열린 이번 예선 대회에는 관내의 각 초·중학교를 대표하는 학생들이 출전한다. 이들 중 각 부문별 2명의 안동대표를 뽑는다.

이렇게 선발된 학생들은 같은 해 5~6월 경북 과학교육원에서 열리는 지역교육청대회(경북)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9월에 열리는 전국대회 출전도 가능하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안동교육청은 자체적으로 갖가지 과학경진대회행사를 개최,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를 시작으로 13일에는 과학독서감상문쓰기대회가 개최됐다. 22~23일 청소년과학탐구대회 안동 예선전에 이어 오는 28~29일 양일간 빅뱅안동과학꿈잔치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5월 과학전람회와 탐구올림픽대회 개최도 준비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과학경진대회가 청소년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여 창의적 탐구력을 함양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잠재력을 일찍이 발견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의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 꿈은 의사예요. 요즘 수술도 로봇으로 하는 시대잖아요. 멋진 로봇팔을 만들어서 아픈 사람들을 많이 고치고 싶어요." 김상은 어린이는 이렇게 말한 후 또 다시 머리를 감싸 안고 노트북 화면을 노려봤다.

               <관련사진>

2010-04-23 16:10:19 / 권달우 기자(dalu80@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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