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딧)을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출범한 미소금융이 정작 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안동농협 옥동지점 2층에 문을 연 미소금융 안동지점에 대출문의를 위해 방문한 이는 100명이 넘는다. 하지만 5일 현재 대출집행은 단 1건뿐이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복잡한 절차 등이 그 이유란 분석이다.

미소금융에 따르면 자활의지가 있는 저신용·저소득층 서민이라면 누구나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상자는 신용등급 7~10등급 금용소외계층으로 한정적이고, 신용등급에 부합하더라도 보유재산 대비 채무 정도가 많거나 개인회생·파산 신청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재산대비 채무액의 비율이 보유재산의 50% 이상이면 대출 불가)

이뿐 아니라 지역지점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후 소상공인진흥원의 컨설팅, 중앙 융자위원회의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와 오랜 대기 기간도 문제다. 대출기간이 짧게는 2주, 길게는 1달 이상씩 걸려 평균 3~4일이면 처리되는 일반 금융권에 비해 무척 긴 것으로 조사됐다. 소액의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이 이곳을 꺼리는 이유중 하나다.

이에 대해 안동지점의 한 관계자는 "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뜻 대출집행결정을 내리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22일에 조사된 한 통계에 따르면 미소금융 대구 서구 지점은 올해 1월 개소 후 78건의 대출을 성공했으며, 4억7천700만원의 지원금을 소진했다. 이틀에 한 명꼴로 대출이 이뤄졌단 얘기다.

한편 대출 규정을 보완하려는 개선의 의지도 엿보인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미소금융 수혜대상을 확대하는 등 대출기준을 완화하고, 대출절차도 조금씩 간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07-07 15:15:17 / 권달우 기자(dalu80@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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