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코앞이지만 제수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거려야 할 지역 전통시장엔 찬바람만 불고 있다.

연휴를 4일 앞둔 17일 장날을 맞아 안동중앙신시장, 서부시장 등 전통재래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껑충 뛰어버린 식재료 가격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눈치였다.

특히 올해는 냉해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지역민들은 푸짐한 명절음식상 대신 차례상을 되도록 간소하게 차릴 모양새다.

물건을 내놓은 전통시장 상인들도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지나가는 손님들을 향해 말을 건네기 조심스러웠다.

상인들은 하나 같이 "올해는 추석대목을 포기했다"며 "매출이 평소보다 더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라 말했다.

중앙신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손님 수는 평일보다 조금 많은 편이지만 모두들 물건가격에 놀라 구경만 실컷 하다가 발길을 돌린다"며 "채소와 과일값이 너무 많이 올라 얼마냐고 묻는 질문에 답하기도 민망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시내 대형 할인마트는 제수용품, 명절선물세트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뤄 전통시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옥동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김민정(43 여)씨는 "주차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물건가격이 싸지도 않은 전통시장보다 한 곳에서 모든 장을 볼 수 있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게 서민들 입장에선 훨씬 이롭다"고 말했다.

우리시는 경기침체 및 대형유통업체 출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상품권을 발행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통을 거닐며 눈도장만 찍고 사라지는 기관장들의 보여주기식 행태에 대해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꾸준한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질책도 아끼지 않는다.

화려한 건축물을 세우기보다 지역 상권이 활기를 찾을 수 있는 좀 더 실질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0-09-17 22:51:31 / 권달우 기자(dalu80@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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