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부는 22일 유정복 장관 주재로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구제역 사태가 심각한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구제역 대책의 마지막 수단인 예방백신을 접종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유정복 장관은 "오늘 회의에서는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고 청정국 지위를 조속한 시일 내에 회복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비상의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고 이를 위해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구제역이 안동을 포함한 경북 일부지역 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인 강원도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의 시기와 범위는 가축방역협의회 산하에 소위원회를 구성해 조속히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가 지금까지 구제역 백신의 접종을 미룬 것은 구제역 백신 접종이 구제역을 더욱 확산시킨 대만 등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청정지역 지위도 1년 이상 회복할 수 없어 수출길이 막히는 등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에 의한 피해도 나타날 전망이다. 가축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이 됐지만 예방접종을 실시한 가축은 항체가 형성이 돼 그 가축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예방접종을 한 가축이 구제역 전파자 역할을 해 소의 경우 3년 이상, 돼지도 1년 가까이 계속 구제역이 전염 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방접종을 했기 때문에 가축이 구제역에 감염이 됐는지 안 됐는지 증상만으로 보기에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어 초기에 전염되는 것 차단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해 오히려 전염이 더 확산될 그런 우려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발생이 많은 경상북도 지역 및 경기도 일부 지역에 발생 농장으로부터 몇 키로 정도의 원을 그려 그 원 안에 있는 농장의 동물들만 접종할 제한적인 접종을 하려고 하지만, 실패할 경우 결국은 전국적으로 접종해야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피해는 피해대로 입으면서 어마어마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태가 올 수도 있다.

특히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안동시의 경우 총 16만6천여마리의 가축 중 13만여 가축이 살 처분 당한 상황에서 백신투여는 시기적으로도 늦었고 의미도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조금더 시간을 갖고 추가발생과 확산 여부를 따져 지금 하고 있는 살처분 정책과 방역정책을 좀 더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또한, 향후 우리나라의 축산업이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을 생각해 백신정책을 좀 더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

2010-12-23 09:35:14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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