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예천 통합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급 부상했다.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는 지난 13일 본회의를 열어 그동안 분과별로 논의해온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을 의결했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지방에서 통폐합 건의가 없더라도 중앙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 안동·예천, 충남 홍성·예산, 전남 여수·순천·광양 등이 대상이다. 통합자치구에 교부세 50억원을 인센티브로 주는 안도 결정했다.

또한, 인구와 면적이 기준에 미달하는 서울과 광역시의 자치구 10곳을 묶는 방안을 의결했으며, 서울과 광역시 6곳의 구의회·군의회 74곳(전국 기초의회의 32%)을 폐지하고, 광역시의 구청장은 선거로 뽑지 않고 광역단체장이 임명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이번 의결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이뤄졌다. 서울·광역시의 과소 자치구 10곳의 통합 안건은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정원 27명 중 22명만이 참석해 그 과반에도 모자라는 8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고, 나머지 안건에 대해서도 각각 13명, 11명이 찬성해 겨우 절반을 넘기는 등 충분한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특히, 문제는 지방에서 원치 않더라도 중앙정부가 필요하면 통폐합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이를 두고는 위원회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린 가운데 22명 참석자(전체 위원 27명) 중 절반에 못 미치는 8명만이 찬성했는데도 확정돼 표결원칙을 무시했다는데 있다.

이를 두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단체 등 각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장기적인 지방자치 발전을 염두에 둔 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에 좌우되고 있다."며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학계와 지역사회, 시민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공개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A교수는 "이번 의결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본회의에서 2번 정도밖에 얘기를 못했으며, 해당 분과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내용을 알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안건이 실제 국회를 통과해 실제 추진될지 여부를 두고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행정안전부 고위 관계자는 "정권 말기인 데다 지자체 통폐합은 선거구 획정과도 관계가 깊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위원회의 개편지원단장도 "국회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행정체제 개편 필요성의 기본 취지에 맞게 폭넓은 내용을 담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통·폐합에 대한 안동시민들의 반응도 통폐합의 가능성을 높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다수는 관심조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무원들도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

안동시 태화동의 김모(54)씨는 "사실 안동·예천 통합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통합이 되는지 안 되는지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충분한 논의나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해 나조차도 지나가는 뉴스로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 박정오 개편기획국장과 통합지원과 이창현 사무관은 지난 2011년 12월 도청이전으로 통합의 당위성이 주민들에게 가장 잘 통할 것 같은 안동시를 방문, 권영세 시장과 면담을 갖는 등 통합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본지 2011년 12월13일 기사 참고)

2012-04-18 11:21:28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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