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동잔군의 기세도 절기상 입춘날인 오늘(2월 4일) 만큼은 물러난 듯 포근한 날씨가 새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농사의 기준이 되는 날인 입춘을 엄격한 의미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 날로 여겨, 풍년과 행복을 기원하는 농악놀이를 하고 입춘축을 써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기도 했다.

안동시립박물관에서는 4일과 5일 양일간에 걸쳐 입춘을 맞아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에게 입춘축을 무료로 써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입춘축은 한 해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고, 어둡고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자축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행사에는 민속박물관 박동균 관장과 안동전통문화연구학회장 청남 권영한 선생이 직접 '立春大吉(입춘대길)', '建陽多慶(건양다경)'를 써주고 입춘축에 대한 의미를 일일이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입춘대길'은 봄이 시작되는 날부터 크게 길한 일이 생기라는 뜻이고, '건양다경'은 겨울에 '음'의 기운만 있던 세상이 '양'의 기운이 되살아나 경사가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청남 권 선생은 "입춘축을 쓰는 것은 새해에 복을 많이 받으라는 의미로 쓰이며 우암 송시열 선생의 말씀인 입춘대길이 위로 가도록 우측에 붙이는 것은 복이 안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한편, 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대해 "늘 하던 행사 외에 색다른 것을 관람객에게 제공함은 물론 새해에도 많은 복을 받으시라는 의미에서 입춘축 써주기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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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4 17:07:40 / 이기덕 기자(leekd06@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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