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500년 계모임인 우향계(友鄕契) 행사가 23일 오전 10시부터 성곡동 안동댐 드라마 촬영장내에 위치한 선조들의 신위를 모신 사당인 '우향사'에서 그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우향계란 1478년(성종 9년) 조선태종때 좌의정을 지낸 이원의 아들 이증이 낙향해 안동권씨 3인, 흥해배씨 4인, 영양남씨 4인, 안강노씨 1인 등 안동의 5개 성씨 선비 13인이 인물이 많고 산수가 뛰어난 고향에서 서로의 도의로써 인격을 도야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 우향계다.

우향이란 이름은 "한 고장의 선한 선비라야 그 고장의 선한 선비와 벗할 수 있다"는 '맹자'의 한 구절에서 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날의 모임을 기리기 위해 13인은 계축(契軸) 13부를 만들어 나눠 가졌으며, 당시 문호로서 명성이 높았던 서거정이 지은 축시와 계원의 명단인 좌목(座目)이 우향계안에 담겨져 있다.

또한, 우향계안은 계축 내용을 첫머리에 옮겨 적은 것을 시작으로 140면에 걸쳐 역대 계모임 관련 계안과 참석자 명단 등의 기록이 실려 있어 500년 가까운 우향계의 확대 전승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기록의 끝은1903년 안동 인근의 광흥사에 모여 문서를 닦은 사실을 적은 것이 끝으로 명시돼 있다.

이날 개최된 우향계는 후손들에 의해 매년 5개 문중의 재실과 고운사 등 인근의 사찰에서 돌아가며 개최돼 오던 중 지난 2006년 9월 27일 지금의 위치에 '우향사'를 건립해 선조들의 신위를 모시고 매년 음력 3월 18일 모임을 개최해 오고 있다.

한편, 우향계 행사에 초헌관으로 참석한 권영택 영양군수는 "500여년전 선조들에 의해 이뤄진 우리의 유구한 문화인 우향계 행사에 후손으로 뿐만 아니라 초헌관으로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 선조들께 감사할 뿐이다"며 "영원히 살아가는 방법을 대를 이은 계회라는 세련된 문화형식에서 찾아낸 선조들의 지혜가 그저 탄복스러울 뿐이다"고 밝혔다.

               <관련사진>

2008-04-23 13:13:43 / 이기덕 기자(leekd06@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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