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안정면 소재 '효마루센터'에 우리나라 성리학의 비조로 불리는 문성공(文成公) 회헌(晦軒) 안향(安珦) 선생의 동상이 건립됐다.

안정면 용암산권역 주민들은 29일 오전 우리 겨레의 큰 스승이며 선비정신의 원류인 안향 선생을 높이 기리고자 세운 선생의 동상과 비(碑)의 제막을 하고 성대하게 고유제를 지냈다.

이날 고유제의 초헌관은 황춘일(창원황씨 귀암공 종손), 아헌관은 안태석(순흥안씨 서파공 종손), 종헌관은 이종건(공주이씨 고계공 후손), 집례는 안병우(순흥향교 전교) 씨가 맡았다.

용암산권역(대룡산·여륵·봉암·묵리) 마을은 예로부터 선비들이 학문을 닦고 선비정신을 실천해온 곳으로 조선 초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자 안향 선생의 6대손 순흥안씨(順興安氏) 서파(西坡) 안리(安理) 선생이 절의를 지키며 은거했던 곳이다.

안향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은 안리 선생은 이곳에 은거하며 불사이군의 충절을 지켰고 후손들도 벼슬을 멀리했다. 선조(宣祖) 때 농암 황언주 선생이 순흥안씨와 혼인하며 이곳으로 이거를 해 왔는데 역범도(易範圖)를 완성한 유학자 귀암 황요공 선생의 손(孫)이다.

이후 순흥안씨와 창원황씨를 중심으로 풍기진씨, 단양우씨, 공주·진성이씨, 경주·안동·김해김씨, 안동권씨, 달성서씨, 경주최씨, 파평윤씨, 용궁전씨 외 여러 성씨(姓氏)들이 세거(世居)했다.

안향 선생은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를 왕래하며 그곳의 학풍을 견학하고 국내에 성리학을 들여왔다. 성리학은 한국 유학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며 조선의 건국이념으로 성장했다.

안향 선생은 사후 성균관 문묘에 동국 18현으로 배향됐고 풍기군수 주세붕은 이곳 출신의 유학자인 안향의 사묘를 세운 후 1543년(중종 38) 선현의 제사와 유생교육을 위해 국내 서원의 효시인 백운동서원을 설립했다.

풍기군수 이황은 백운동서원에 대해 사액과 국가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1550년에 '소수서원'이라는 명종 임금의 사액인 친필 현판과 사서오경 및 '성리대전' 등의 서적을 하사받았다. 국내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국가의 공인 하에 서원이 발전하고 보급되는 계기가 됐다.

안향 선생의 동상 기단에는 선생이 국자감 유생들에게 강조했던 안자육훈(安子六訓)이 새겨졌다. 안자육훈은 실천윤리로 효(孝), 충(忠), 예(禮), 신(信), 경(敬), 성(誠)의 여섯 가지 덕목이다.

효마루센터는 영주시 안정면 용산리 480번지 일대에 지난 2013년 조성됐으며 연면적 384㎡, 지상 1층 규모로 교육동, 숙박동, 식당동, 관리동 시설을 구비한 다목적 센터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전통 사상과 효를 바탕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련회, 세미나, 농촌 마을 관광 등 용암산권역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건립기문을 낭독한 동양대학교한국선비연구원 김장환 부원장은 "우리나라는 격동의 세월을 겪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화시대를 살고 있으나 인성과 윤리가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다"며 "이를 안타까이 여긴 주민들이 안자육훈과 서파(西坡) 선생의 절의와 각 문중 선조의 선비정신을 후손들에게 이어 전하고자 안향 선생의 상을 건립하고 비를 세웠다"고 했다. 

                         <관련사진>

2017-04-30 22:19:04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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