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에서는 24일 설 연휴를 맞아 태권도를 배우는 지역의 초중등학생 10여 명이 십자정신요양원을 방문해 200여 명의 원생을 위문하는 행사가 열렸다.

원생들은 자신들을 방문한 학생들의 태권무, 품새, 격파 등 태권도 시범 공연을 관람하며 손뼉을 치며 좋아했고 이어 자신들이 직접 노래자랑과 장기자랑을 하는 등 오락시간을 열었다.

이날, 연세대태권도체육관의 학생들을 인솔해온 김정학(48세) 관장과 영주농업기술센터 박찬섭(54세) 씨는 설에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원생들에게 두 마리분의 돼지고기와 음식으로 점심을 대접해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 했다.

김 관장과 박씨는 형 아우 하는 사이로 2002년부터 서로 마음이 통해 해마다 설이나 명절, 어버이날 등에 십자정신요양원뿐만 아니라 장수마을, 사랑의 집 등의 수용시설 원생들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태권도 프로그램을 만들어 원생들의 운동을 유도하기 한다는 김 관장은 "처음에는 돈을 좀 벌고 나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려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힘들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에 부족하지만 이렇게 봉사하고 있다."라며 "학생들도 소외된 이웃을 자주 대하면서 베풀 줄 아는 인성교육이 되는 것을 느낀다."라고 했다.

또, 영주시 공무원인 박찬섭 씨는 "자녀와 항상 함께 방문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정신을 배우게 하고 있다."라며 "도움을 주러 오지만 사실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간다."라고 말했다.

십자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원생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생활하고 있다.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면 마냥 웃기만 하고 모른다고 한다. 사는 것이 힘든지 즐거운지, 이곳에서 생활 한지가 얼마나 되었는지조차도 모른다. 직원들이 가르쳐주지 않으면 웬만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원생들의 얼굴에는 천진난만한 웃음이 있다. 잠시만 보고 있어도 이들이 얼마나 티 없이 순수한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십자정신요양원 김태영 이사장은 "대부분 사람은 정신질환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대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이곳 수용시설 환자들이 제일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들마저도 숨기며 외면하고 찾아오지 않는 이들을 찾아 위로해주는 마음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라며 "위문을 온 어린 학생들은 환자들이 철창 속에서 감시·감독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접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것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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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4 22:41:58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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