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지역 향토기업인 (주)소디프신소재의 1대 주주로서 핵심기술유출에 따른 검찰고소로 말미암은 경영권 분쟁이 초미의 관심사로 조명되며, 영주시를 수차례 방문해 "모노실란은 생산하지 않겠다!"라던 동양제철화학(이하 DCC)이 이런 약속은 처음부터 지킬 의지가 없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말았다.

DCC 백우석 사장은 오는 26일 예정인 소디프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가든 호텔에서 열린 기업 lR 형식의 행사장에서 "DCC에서 모노실란을 생산 안 한다고 보장할 수 있는 가?"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고, 장기간 후의 일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 않는가!"라며 "모노실란의 생산 여부는 알 수 없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현재 이사해임으로 DCC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집안에 3분의 2를 남이 차지하고 있는데 질문자 같으면 가만히 있겠나?"라고 표리부동한 대주주의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오로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획득하고 소디프를 접수하겠다는 목적 외에는 영주지역의 경제는 물론이고 지역민과 주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견해다.

DCC에서는 지난해 12월 23일 백우석 사장 외 3명이 영주시장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김주영 시장, 정명훈 상공회의소회장, 김인환 시의회 의장, 김종천 도의원 등 시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12월 30일에는 자처해 영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지난 13일에는 백우석 사장 외 2명이 영주시내 모처에서 김주영 시장, 정명훈 상공회의소 소장, 김종천 도의원의 면담을 통해 "모노실란 생산은 하지 않겠다! 영주 소디프가 생산하는 모노실란을 장기구매 계약해 영주시민이 믿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영주시장은 물론 기관장들과 지역의 언론인들까지도 이에 따른 약속을 "문서로 확약해 달라!"라고 했으나, DCC는 임시주주총회가 임박한 현재까지도 시행하지 않으며 주주총회가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소디프는 중소기업이기는 하나, 이미 국제적인 위상 정립을 하고 있다. 이는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소디프와 지역경제의 장래를 위해 주주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

DCC는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백우석 사장을 임시의장으로 선임해 백우석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 고성규, 이효봉 2명을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등 하영한, 조성태 이사를 해임한다는 방침이다.

소디프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소디프의 기술자산을 도둑맞았다는데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확보한 충분한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로 수사결과 혐의가 조만간 인정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소디프는 기존 이사 2명을 잔류시켜 DCC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디프의 경영이익을 극대화함으로써 기존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DCC의 유죄가 확정되면 DCC는 소디프에게 자사 폴리실리콘 매출액의 4~5% 정도(연 26,000톤/1억/톤×4%=약 1,000억)의 기술료를 매년 지급해야 하는 것은 물론 모노실란 자체 생산계획을 포기하고 소디프로부터 모노실란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DCC는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소디프의 기존 이사 2명을 해임하고 자사 이사 3명을 선임해 DCC에 대한 소디프의 고소와 모든 법적인 청구를 취하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다.

지난 19일 여의도에서 열린 DCC의 기업 IR 형식의 행사는 애초 삼성증권 주최 애널리스트(분석전문가) 간담회로 공지되었으나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 DCC가 '소디프신소재 임시 주총 현황설명회'로  변경해 통보한 것이며, 일부 언론사에서는 DCC홍보실에 취재 차 확인했으나, 기자초청은 아니고 비공개 애널리스트 간담회라고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참석자 중 일부는 원래 목적의 행사가 아님을 알고 행사 초반에 퇴장했으며 행사장 입구에는 '최재열 사장, 조백인 사장 소환 불응… '이라는 항의 피켓이 나돌아, 이에 대한 질문에 백우석 사장은 "DCC는 결백하고 그 결백을 입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법원에도 가야 되고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DCC가 대기업이라 좋지 않겠느냐!"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대기업에 편입되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DCC는 그저 수익만 빼먹으면 영주공장을 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검찰이 군산공장을 압수 수색할 당시 군산공장의 책임자가 제시한 소디프와 DCC 간 실란 제조기술 제공에 관한 계약서(영업 이외의 월권행위에 의한 계약서)를 보면 이 같은 추측이 사실로 드러난다. 이 계약서는 DCC에서 선임한 조백인 전 사장과 백우석 DCC대표이사 간 맺은 허위계약서라고 알려졌다.

DCC가 지역경제에 타격을 준 경우는 비단 소디프 뿐만 아니다. 지난 1997년에 개국해 한때 '잘 나가는 방송사'이던 경인방송은 동양제철이 대주주로 참여하며 3년마다 하는 방송위원회의 허가심사에서 거부당하며 2004년 폐업했다.

당시 방송위원회의 허가 거부의 주요원인은 DCC의 책임의식(방송발전기금미납 및 투자의지 결여) 부족과 경영능력(총 자산 67억원, 누적손실 873억원)부족 및 법규(협찬 및 간접 광고 규정 반복 불이행)위반 대문이었다.

그럼에도, DCC는 자신의 허물은 인정하지 않고 노동자 파업이 폐업의 주된 이유라고 호도하며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었다.

현재도 DDC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회사의 이익을 저해하는 소디프의 현재 경영진에게 있다고 중앙의 언론을 통해 강하게 유포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는 1대 주주로서 자격과 대기업으로서의 장기적인 기업의 발전과 비전을 제시하고 책임과 의무를 지키기보다는 투자의무를 회피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자신들의 이득만을 극대화하려는 부도덕한 기업체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관계자는 "DCC의 백우석 사장이 '소디프신소재 임시 주총 현황설명회'에서 말한 것처럼 진정으로 결백이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라고, 끝까지 수사가 진행되어 진실이 드러나기를 바란다면 주총을 연기하고 수사의 결과부터 겸허하게 기다려야 할 것이다."라며 "DCC의 이런 의도를 알고서도 비열한 대기업의 공세를 막지 못한다면 소디프의 장래와 주주들의 이익은 물론 영주지역의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는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2009-02-21 09:09:18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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