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상태에서 트럭을 몰며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이를 피하려던 승용차 운전자를 사망케 하는 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운전자가 고속도로순찰대에 긴급 체포됐다.

▷고속도로순찰대원이 사고 현장에서 가드레일을 받고 떨어진 차량의 운전자가 사망한 지점을 교통사고조사반에 가리키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3구대는 경북 영주시에 사는 이 모 (남 49세)씨를 자신의 집 앞에서 붙잡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피의자 이 씨는 23일 새벽 1시 50분경 영주에서 예천방향으로 운전하다가 반대 방향인 영주방면으로 1톤 화물차를 돌려 몰아 경북 예천군 보문면 옥천리 중앙고속도로 부산기점 212.9K 지점(내성천 1km 전방)에서 사고를 일으켰다.

이 씨가 고속도로 약 7킬로미터를 역주행으로 질주하던 중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황 모 (남 45세)씨의 렉스턴 차량이 이를 피하려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10여 미터 아래 도로 밖 산비탈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황 씨가 사망했다.

사고 일으킨 이씨는 다시 차를 돌려 예천 요금소를 빠져나가 달아났으나 CCTV 등을 통해 신원을 파악하고 피의자의 집 앞에서 대기하던 고속도로순찰대에 사고를 일으킨 지 5시간 만인 오전 6시 40분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수박을 실으려고 경남 의령으로 차를 운전하던 중, 집에 휴대전화를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돼 예천 부근에서 영주로 차를 돌렸다."라며 "하지만 내가 역주행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 모르겠다."라고 진술했다.

경찰관계자는 "이씨를 체포하고 나서 음주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콜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46%로 나타났다."라며 "만취한 상태에서 이씨는 예천요금소를 다시 들어와 고속도로를 이용, 영주에 있는 자신의 집을 찾아갔다."라고 했다.

2009-04-23 12:07:15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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