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측이 굴삭기로 짓밟고 파헤쳐버린 영주댐 수몰예정지역 내 피해 경작지 를 한 주민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사진: 주민제공>

"평생을 땅 파먹는 농민으로 살았어도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 처음 겪네! 우리나라가 고픈 배를 주리며 보릿고개 넘긴 지가 얼마나 됐는가? 이제 고향 떠나면 내 농사일은 그만인 거지! 밭떼기가 다섯 배는 올랐어! 물 막고 댐 공사하는 양반들이 동네에 얼씬거리기만 해도 오금이 마구 저리네그려…"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 측이 국유재산법 82조 규정을 지키지 않는 영주댐 수몰예정지역 내 주민에게 경각심을 준다며 이들의 경작지를 중장비를 동원해 대규모로 훼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말썽이 되고 있다.

이번 일은 지난 5월 초순 발생 당시에는 극히 축소왜곡 돼 시공사의 실수 정도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수몰지역과 도로이설공사지역 등 영주댐 건설지역 전역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자행됐으며, 수공 영주댐건설단이 댐 시공사인 삼성건설 측에 직접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주댐이 들어서는 영주시 평은면·이산면 지역에는 애초 거주 주민 500여 가구 가운데 아직 60%(300여 가구) 정도가 생활하고 있으며 주민 300여 명은 수공 측의 일방적 보상 책정을 수용하지 않는 등 공탁에 맞서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주민 대부분은 이곳에서 일생 농사일을 생업으로 삼아온 고령층으로써 수확시기를 앞둔 경작지를 고의로 갈아엎고 짓밟은 이번 사태를 주민에게는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 수공은 정작 위법하는 초법적 '인권유린' 처사로 받아들이며 경악하고 있다.

특히 보상이 이뤄져, 국유지를 임의 경작한 것이기는 하지만, 국가사업을 시행하는 수공이 토지의 원 소유 주민을 상대로 합리적 차원에서 민원을 해결하고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상식을 벗어난 폭력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한 데 대한 책임자의 엄중한 문책과 정중한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유지를 대부 또는 사용, 수익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점유하거나 사용했을 때는 무단점유 조사→변상금 사전통지→의견 제출→변상금 부과 등의 절차를 거쳐 정당한 대부료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무상으로 국유지를 점유했다고 무조건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불가피한 사유로 일정 기간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사용케 했을 때는 변상금을 면제하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무단 경작을 하지 말라고 통지한다면 말을 들을 주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한일이지만, 계속 농사를 지어온 주민의 정서상 반발이 커, 내부적으로 입장 정리가 되면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과 어르신들을 모시고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민 K씨(54세)는 "수공이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영주댐 담수를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도 주민을 위한 이주단지 조성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폭거는 6천여 평의 경작지가 대상이지만, 이는 촉박한 공사기간과 원활하지 못한 보상 문제의 책임을 주민에게 돌리려는 것은 물론, 제왕적 우위 가운데 대민업무를 추진하려는 수공의 공포 분위기 조성용이다"고 말했다.

                            <관련사진>

2012-07-15 18:12:43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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