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비문화수련원 관련 일방적인 제보를 사실 확인 없이 '선비문화수련원, 밤에는 술장사'라는 제하의 내용으로 보도했던 안동MBC-TV가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조정합의를 받았다.

대구언론중재위원회는 24일 오후 5시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의 정정요구를 받아들여 위원회를 소집하고 오는 31일까지 안동MBC-TV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 프로그램 말미에 "본 방송은 지난 7월 8일과 9일 '인성교육장… 밤에는 술장사?'라는 제목으로 영주 선비문화수련원이 밤에 술장사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영주 선비문화수련원은 술장사를 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라는 보도문을 방송하도록 했다.

특히, 보도문을 진행자가 통상적인 속도보다 빠르지 않게 낭독하고, 멘트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술장사한 바 없다" 주장'이라는 제목을 시청자가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크기의 아래 자막으로 계속 표시하라고 했다.

당시 안동MBC-TV는 '교육시설인 선비문화수련원이 불법가건물에서 밤에 술장사를 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낮에는 체험객을 대상으로 천연염색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까지 밤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낮에는 인성교육의 장이 밤에는 술판으로 변질되고 있는데도 영주시는 지금껏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측은 '안동MBC-TV가 근거 없이 신청인이 술장사를 했다고 보도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하고 큰 피해를 끼쳤다'며 안동MBC-TV에 정정 및 사과 보도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구언론중재위원회에 재소했다.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측은 2012년의 경우, 신청인의 세입·세출 규모가 16여억 원인데, 491,850원의 주류를 구매해서 술장사를 했다는 것은 크게 상식에 벗어나며 2013년도에 구매한 주류는 280,490원어치였고, 모두 신청인의 직원 회식이나 총무·시설관리팀 직원들이 소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수련원이 주류를 구매했다고 해서, 그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며, 개최하거나 후원한 행사 만찬에 얼마간의 주류를 제공한 것은 더욱 그렇다고 반론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영주시의회 황병직 의원이 진위를 알 수 없는 농협과 수련원의 주류거래명세서를 방송사에 공개하고 인터뷰에 직접 출연하는 등 제보가 발단이 됐으며 이러한 내용이 지방방송은 물론, 중앙방송에까지 나가자 수련원이 소재한 영주시 순흥면 일부 주민은 '수련원은 각성하라, 창피하다'는 등의 항의성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현수막은 오히려 지역 여론의 역풍을 맞아 자진철거 됐으나, 현수막이 내걸리자 안동MBC-TV는 곧바로 '영주 선비수련원 횡령 파행, 시민 뿔났다'는 제목으로 수련원 측을 비방하는 뉴스를 거듭 보도하는 등 음성변조를 하지 않은 전 기획실장의 인터뷰와 음성변조를 한 전 강사의 인터뷰를 실었다. 두 사람은 모두 수련원 측으로부터 지난해 해직된 바 있으며 횡령 및 반환 관련 수련원 측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주민 K씨는 "특정인의 일방적인 제보를 기정사실화한 것도 문제이지만, 시의원이 앞장서서, 잘못된 방송으로 지역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도록 한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며 "이번 보도 이후, 큰 정신적 충격에 휩싸인 시민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올바를 판단에 따른 조정보도로 인해 일부라도 그 피해가 회복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07-25 21:13:10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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