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가 5일 오후 2시 시행하는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청문'이 행정절차법 규정을 위배한 원천무효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달 23일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항에 따라 위·수탁 협약 해지에 따른 처분사전통지서(청문 실시통지서)를 보내고 의견제출 등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가 공개를 신청하거나 청문주재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개할 수 있다'는 행정절차법 제30조(청문의 공개) 법 규정이 무시됐으며 제28조(청문주재자)에는 청문주재자가 독립해 공정하게 공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또한 영주시는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이 이는 것은 행정청이 소속 직원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격을 가진 사람 중에서 선정하는 사람이 청문을 주재하되, 청문주재자의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시가 청문주재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청문주재자는 직무 수행을 이유로 어떠한 신분상의 불이익도 받지 않아야 하나, 공무원으로서 상관인 국장이 청문주재자를 실질적 직권으로 지배하면서 행정절차법의 법 규정과 법정신에도 크게 어긋난다는 질책도 있다.

영주시는 당사자의 청문공개신청에 대해 지난 1일 주민생활지원국장이 시장 명의로 한국선비문화수련원에 보낸 공문에서 '공개에 따른 실익 없으므로 청문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함을 회신한다'고 하는 한편, 청문주재자로 선정한 의회법무주무관을 '협조자'로 명시했다. 독립적인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청문주재자를 국장의 협조자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청문의 회신 공문은 애초 주민생활지원국장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 청문주재자인 의회법무 주무관이 독립적 지위로 발송해야 한다. 그리고 청문은 당사자가 공개를 신청한 이상 공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생활지원국장이 이번 청문의 실권자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가 이미 '처분사전통지서'와 '처분의 원인이 된 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공공연한 사실로 몰아가며 청문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모순적인 행동을 보이자,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관계공무원을 징계하라는 시민의 질책과 성균관 네임 브랜드 상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청문의 내용은 대부분 영주시의회 H 의원이 지난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 질의와 언론인터뷰에서 주장했던 것으로, 이미 직권남용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된 사안이다. 그리고 일명 '술장사' 보도에서 H 의원의 인터뷰를 방송했던 문화방송 MBC-TV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반론보도문을 지난 1일 전국뉴스로 방송했다.

주민 K씨는 "수련원 측은 '처분의 원인이 된 사실'이 잘못된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며 "위탁 해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공개적으로 해명하는 것은 수련원의 실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청문 관련 사안을 아전인수 격으로 몰아가려는 특정 공무원의 의도를 정확히 밝히고 잘못에 대해서는 반드시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2013-08-04 19:20:54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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