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2013 우수한옥체험숙박시설 '한옥스테이' 인증 심사 결과'를 지난 9일 발표하면서, 어처구니없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시청 담당 부서를 엄히 징계하라는 신랄한 비난이 일고 있다.

'한옥스테이' 인증은 한국관광공사의 한옥숙박시설 활성화 첫 사업으로서 올해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았다. 서류심사 및 현장검증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한옥숙박업체로 국내외관광객에게 자신 있게 홍보할 수 있는 모범업체 선정이라는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비의 고장', '정신문화의 메카'라는 영주시는 신규 선정된 전국 128개 업체 가운데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선비촌' 달랑 2곳이 포함된 반면, 북부 지역의 인접 지자체인 안동시는 대거 30개소를 지정받았고 봉화군과 청송군 등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안동 김씨 종택 양소당, 봉화 권진사댁(성암고택), 청송 창실고택 등을 비롯해 타 지자체는 대부분 현재 '한옥체험업'으로 등록·활용하고 있는 민간 한옥이 선정됐지만, 영주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규모로 조성·위탁한 곳 외에는 이름값도 못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시가 그만큼 사안을 직시하지 못하고 조직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것은 물론, 기존 한옥체험시설조차 제대로 활용·관리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질책도 잇따르고 있다.

'한옥체험업'이란 한옥(주요 구조부가 목조구조로서 한식 기와 등을 사용한 건축물 중 고유의 전통미를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과 그 부속시설을 말한다)에 숙박 체험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에게 이용하게 하는 업으로서 담당 지자체가 지정·등록하며 영주시에는 17개 등록 업체가 있다.

이번 관광공사의 '한옥스테이' 인증 심사 자격을 보면 '한옥체험업' 등록 업체로서 관광객에게 청결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구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심사기준 필수조건도 '한옥체험업으로 등록된 업체', '한 종류 이상의 전통문화(예술, 문화, 음식, 가사 중) 체험에 적합한 시설을 갖춘 업체', '욕실이나 샤워시설이 있는 업체', '건축물 대장상 위반 건축물이나 노후 불량 건물이 아닌 업체'로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만 갖추면 됐다.

'한옥스테이' 인증은 매년 시행될 예정으로 인증 기간은 2년이다. 매년 갱신 심사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며 인증기간 동안 인증마크(한옥 스테이 BI 사용 및 인증 현판 지원), 관광공사 한옥 홈페이지(국, 영, 일, 중어 번안)에 한옥 인증업체 정보 게재, 한옥 스테이 홍보 책자 제작 및 배포 등 다양한 지원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한옥숙박업체 관계자는 "신청 과정에서 영주시는 대상 업체에 달랑 안내 공문 한 장 보낸 것이 대처 전부였다"며 "안팎으로 창피하기도 짝이 없지만, 이는 결국, 제 손에 있는 것도 단체장 지시가 아니면 일거리를 만들지 않으려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단편으로서 엄중한 처벌을 통해 반드시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2013-08-11 19:02:11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