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석 의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5월 28일 밀양 송전탑 문제로 촉발한 정부의 갈등 관리를 질타하면서 "각 부처와 공공기관도 보다 체계적인 갈등관리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지적 후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정부 부처의 갈등관리 수준이 과연 나아졌는지 점검한 결과,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윤석 의원(새누리, 경북 영주)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14년도 부처 갈등관리 실태 점검결과 보고서('15.1월 완료)’에 따르면 △형식적인 갈등관리 교육 △기관장의 저조한 관심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운영실적 미흡 등 여전히 각 부처는 갈등관리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무조정실의 갈등관리 점검은 크게 4개 분야(①갈등관리 역량 분야, ②갈등예방분야, ③갈등대응 분야, ④갈등관리 성과 분야)로 이루어졌는데, 먼저 '갈등관리 역량 분야' 평가를 보면, 산업부, 국방부, 법무부는 자체 교육프로그램 개설, 외부 전문기관 교육 참여 등 갈등관리 교육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다수 기관은 여전히 기초소양 수준의 일회성 교육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15개 기관(여가부, 환경부, 식약처 제외)이 자체 훈령 등을 통해 갈등 관리 실적을 성과급·인사 등에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으나, 실제 법무부, 산업부, 국방부, 농식품부에서만 반영됐다. 더욱이 여가부, 보훈처, 식약처의 기관장은 갈등관리에 대한 관심과 노력 정도가 저조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둘째, '갈등예방 분야' 평가를 보면, 농림부와 고용부는 갈등관리 매뉴얼조차 구축하지 못했고, 기관별 갈등관리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는 부처 또한 매뉴얼을 활용하기 위한 교육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았다.

셋째, '갈등 대응 분야' 평가를 보면, 공공갈등 규정 제11조, 제16조에 의해 갈등관리 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해야 하지만, 행자부, 농식품부, 해수부, 여가부, 식약처는 '14년도에 한 번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고, 나머지 부처 또한 연 1~2회에 불과했으며 단순 안건상정, 서면회의 대체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원도 역시 다수 부처에서 갈등 전문가가 아닌 부처 정책 담당자 위주로 협의회를 구성해 실질적 갈등 관리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끝으로 '갈등 관리 성과 분야' 평가를 보면, 국무조정실은 '울진 원전부지 선정,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경주 방폐장 등에 대해 갈등이 해소됐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용산 장외발매소, 수도권 매립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도서정가제, 부동산 중개료 등은 상당한 부분 완화되거나 사실상 종료됐다'고 분석하고 있어 현실과는 동떨어진 평가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윤석 의원은 "갈등이 관리되지 못하고 물리적으로 표출될 때는 국정혼란을 일으키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며 "정부는 밀양 송전탑 사건처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제도 도입부터 갈등 영양평가 등을 통해 갈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각 부처의 갈등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현재의 서면평가 방식을 벗어나 더욱 입체적인 평가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03-23 23:35:45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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