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민간위탁시설인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을 수탁 운영하는 '(주)선비애'의 시설물 관리 실태가 우려의 수준을 넘어 아예 관리 부재 상태에 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삼복더위가 곧 시작되는 계절인데도 시설물에 아직 겨울철 방풍용 비닐이 덕지덕지 붙어있는가 하면 여기저기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기 때문인데,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아서인지 마치 금방이라도 문을 닫고 떠날 것 같은 모양새다.

영주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은 국내 유교문화 발상지로서 선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영주시의 이미지에 걸맞은 고색창연한 전통 한옥 형태 목조건물로 지어졌다.

옛 선비정신을 계승하며 선현의 학문 탐구와 전통의 모습을 재현해 관광 자원화하고 미래지향적 관광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우리 고유사상과 생활상을 생생히 체험하는 산 교육장이다.

선비촌은 지난 2004년 9월 개촌 당시 16,418백만 원이 투입돼 관내에 산재한 상류 주택과 6 간 대청, 중류 주택과 서민주택 등 열두 채가 이설됐다. 민속시설과 강학시설, 저잣거리가 재현됐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인접한 관광시설로서 빼어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선비문화수련원은 개원 당시 1,7881백만 원 투입됐다. 선비촌과 연접해 있으며 교육시설로서 한옥숙박을 할 수 있는 방 40개와 예절교육관, 예절교육관 행랑채, 세미나실, 전통음식체험관, 도예공방체험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었고 235명의 인원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시설물 일부 창호에는 긴 시간 바람에 늘어져 너풀거리는 방풍비닐이 고스란히 붙어있다. 비닐이 없는 창호에는 숙박 체험객들이 답답하다 못해 스스로 제거한 듯 쫄대 테두리는 모두 흉하게 그대로 있고 몇몇 곳에는 을씨년스럽게 찢어진 비닐 자투리가 아직 남아있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 별채도 다를 것이 없다. 더위에 여닫는 창호에만 비닐이 제거됐을 뿐 목조 시설물을 온통 방풍비닐이 감싸고 있으며 마당에는 제초제를 뿌린 듯 말라 죽은 잡초 사이로 또다시 잡초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선비애는 예산보다 월 1백만 원이나 많은 수도사용료를 내고 있다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누수 된 지하수도관을 최근까지도 제대로 보수하지 않아서다. 더욱이 전통방식으로 설비된 전기온돌 시설은 대부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지만, 더위가 들어서면서 그냥 손을 놓았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런 가운데도 (주)선비애는 보수·정비는커녕, 전 직원들을 1/2로 나누어 보름씩 한 달 동안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때문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영주시에 보고됐지만, 정작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며 가뜩이나 인원이 부족해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급여마저 아끼려는 꼼수라고 했다.

유림 K 씨는 "선비의 고장 랜드마크에서 도시 이미지를 망치는 흉물스러운 이상한 일들이 지금 마구 벌어지고 있는데도 시설 관리주체인 영주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못 빼기 공구 하나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방풍비닐과 장갑만 끼고도 어렵지 않게 뽑아낼 수 있는 말라죽은 잡초들은 (주)선비애의 비정상적인 위탁시설 운영마인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지난 사스와 구제역 여파 때에도 이런 일은 결코 없었다"고 했다.

2015-06-23 07:40:50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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