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의 철쭉이 기다려지는 계절, 시나브로 소백산의 철쭉나무에는 한껏 봄물이 오르기 시작해, 가슴에는 벌써 섣부른 연분홍이 물들었다.

천 길 벼랑 위에 바위에 핀 아름다운 철쭉을 보고, 신선들도 미모를 탐했다는 수로부인 조차 아름다움에 반해, 노인으로 변한 산신이 부인의 아름다움에 빠져 꺾어 바쳤다는 철쭉!

그때에 부른 노래가 신라 향가로 학창시절 배웠던 '헌화가'이다.

아름다운 여인의 한마디에 한 노인이 생명을 걸고 천 길 벼랑을 기어올라 꽃을 따서 바친 로맨틱 철쭉의 꽃말 '사랑의 즐거움'을 소백산에 올라 연인의 손을 잡고 '헌화가'로 직접 느껴보자.

퇴계 이황선생의 유일한 평민제자 배순이란 대장장이는 선생이 죽자 철상을 만들어 3년복을 입었고 선조 왕이 죽자 서울을 바라보며 곡을 한 곳이라고 해 ‘국망봉’이라 부르는 산정에 오르면, 맑은 날엔 멀리 강원도의 태백산과 충청북도의 월악산, 남쪽으로는 아스라한 조령산까지도 느껴 볼 수 있다.

'죽계구곡'을 지나 배순의 이름을 딴 배점이란 마을로 하산하면 나라에서 내린 정려비도 볼 수 있다.

하산하기 전에 국망봉 정상 직전 황금돼지 바위 앞에서 사진 한 장 찍어두는 것도 잊지 말자, 보기에도 그렇지만 사진에는 완전 돼지로 나온다.

배점을 지난 순흥에는 생각만 해도 군침 도는 '순흥묵밥' 집이 즐비하고 풍기에는 인삼갈비를 비롯해 홍삼갈비탕, 소백산한우, 쑥돈 삼겹살 등 먹 거리도 지천이다.

순흥에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한번 고민 해 보아야 한 다.

여기서부터는 소백산을 배경으로 늘어서있는, 그 차체가 보물창고인 '부석사'를 시작으로 선비문화체험의 산실인 '영주선비촌'과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주세붕의 '소수서원' 금성대군의 한이 서린 '금성단' 귀신을 잠재웠다는 전설의 붉은색 '경(敬)자바위'와 '소수박물관' '순흥향교' '풍기향교' '비로사 당간지주' 등 이루 헤아리기 힘든 문화유적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풍기읍내에는 '대한광복단기념공원'이 있고 조상의 지혜를 바로 알 수 있는 '죽령옛길' 조용하게 쉴 수 있는 '옥녀봉자연휴양림' 여정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주는 물 좋은 '소백산풍기온천'이 지척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7월이면 영주시 아지동에 준공되는 동양 최대의 물놀이시설인 '영주판타시온'의 워터파크 또한 여름휴가지로 기대해 볼만하다.

5월 하순이면 소백산의 철쭉이 온통 능선에 흐드러지게 만개해, 영주시에서는 '소백산철쭉재'를 시작하게 된다.

'소백산철쭉재'를 시작으로 영주시에서는 많은 축재들을 시작하게 되는데, 영주로 여행을 할 때에는 모르면 큰일 날, 영주사람들도 알만 한 사람들 만 아는, 꼭 알아야 할 정보가 하나 있다.

영주시는 서울과 경주에 이어 '문화재 보유율이 전국 3위인 도시' 이기에 준비 없이 왔다가는 이리저리 허둥거리게 된다.

사전에 꼼꼼히 준비하고 여행정보를 검색해, 꼭 볼 것들만 보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특히, 하루 정도의 짧은 여정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5월 하순이면 온통 흐드러지게 만개해, 연홍색으로 무리지어 수줍은 철쭉!

단아하게 수려한 속 깊은 소백산의 능선에서 그날의 헌화가를 다시 한 번 불러보자. 

2008-03-28 04:42:10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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