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영주시에서는 600여 년 전 선비와 유생들의 정통 음주예법을 그대로 재현하 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성균관대학교는 18일 오후 2시 한국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에서 선비와 유생들의 술 마시는 의례인 향음주례(鄕飮酒禮) 재연 행사를 했다.

유교 육례(六禮)중 하나인 향음주례는 유생들이 그 고장의 연장자들에게 예법에 따라 술을 대접하는 의례로, 고려 말부터 조선 초 보급돼 조선 시대 일선 향교에서 활발히 이뤄졌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주영 영주시장이 도포를 차려입고 주인 역할을 했으며,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총장 등 손님들에게 술을 대접하는 등 지역 유림과 학생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향음주례는 일제 강점기에 맥이 끊겼다가 서정기 동양문화연구소장이 해방 이후 복원해 보급하고 있다. 서 소장은 이날 행사에서 예법 강의를 하고 의례 재연을 지도했다.

이번 행사는 이달 13일부터 13박14일 동안 진행되는 성균관대 총학생회 국토 대장정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김주영 영주시장은 "향음주례 시연행사가 조선시대 4,000여 명의 선비를 배출한 이곳 소수서원 강학당에서 다시 볼 수 있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라며 "학생들이 선비정신이 살아있는 영주시에서 옛 선현들의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학문에 정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술 문화가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전통 예법을 접하면서 우리 선조들처럼 운치있게 술을 마시는 법을 배우면 좋겠다는 취지로 행사를 계획했다."라며 "학생들은 동양대학교에서 여장을 풀고 다음날 단양으로 국토대장정에 오른다."라고 했다.

2011-07-18 23:28:57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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