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교문화축전의 하나로 선보인 '영주 2011 뮤지컬 부석사'가 지역 문화콘텐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졸작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영주시와 세계유교문화축전조직위원회는 지난 17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 두 차례 영주국민체육센터서 동아시아 가치의 정수인 화엄사상과 성리학 발상지인 영주에서의 부석사 연기설화(창건설화)를 새로운 예술언어로 표현한 대형뮤지컬 공연을 통해 부석사 가치를 대중에게 새롭게 알린다는 목적의 '뮤지컬 부석사'공연을 했다.

그러나 '뮤지컬 부석사'는 지역의 스토리를 통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조한다는 애초 제작의도와는 달리 공연 내내 무대가 부석사와 관련 없는 배경에서 전개됐으며, 스펙터클한 감동의 대형뮤지컬은커녕 갑자기 내용과 무관한 마당놀이가 생뚱맞게 펼쳐지는 등 새로운 소재 발굴에 따른 감성 자극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화엄사상의 창시자인 '의상'의 행적과 우리나라 대표 관광자원인 '부석사' 이야기에 지역주민 감성자극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의도와 영주시가 오랜 시간 주창해온 '선비의 고장' 사상 근간인 성리학과 화엄사상 접목 등의 시도는 더더욱 없었다는 평가이다.

이날, 공연중반 무렵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속속 자리를 뜨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만화적 요소가 강하지만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워 아이들조차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으며, 가톨릭 수녀는 공연이 세속적인 사랑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있어, 오히려 불경(不敬)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포교의 색채가 강해 타 종교의 반발도 심히 염려되는 부분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영주시와 세계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영주시청강당에서 제작 설명회를 통해 '뮤지컬 부석사'의 기획의도를 밝힌 후, 지역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유림의 강한 반발과 선비의 고장이라고 칭하는 영주에서 이런 공연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질책을 받아왔다.

공연을 관람한 김 모(남 52세) 씨는 "뮤지컬 부석사는 두 번 다시 볼만한 내용과 구성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과연 여러 무리수를 동반한 어이없는 허구적 내용이 지역주민에게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선보인 데에는 반드시 부석사와 관련이 있는 고위층의 개인적인 사고와 입김이 강한 뒷배로 작용한 원인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세계유교문화축전은 경북 북부지역의 유교문화권 지역인 안동, 영주, 상주, 문경, 봉화, 의성, 청송, 영양, 예천 등 9개 자치단체와 안동문화방송(주)이 지역특화사업을 통해 유교적 전통문화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새롭게 창의하고, 유교정신을 인간성 상실을 극복할 미래 가치로 만든다는 취지 아래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1-12-18 19:11:39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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