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에서는 최근 성균관 흠집 내기에 도를 넘어선 일부 언론의 행태를 두고 본분을 망각한 무관 제왕들의 횡포라는 비난과 함께 속내를 깊이 감춘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이들 언론은 한국선비문화수련원에 입소한 소년원 학생들을 무리하게 취재하려다 고발되거나 술장사 허위 보도로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에 따른 반론보도를 했던 방송사이며 유죄를 선고받은 성균관 전 직원들과 국고보조금 과다계상 범행을 공모했었으나 애초 기소되지 않고 선비촌 식당가 불법가설물에서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당사자이다.

성균관은 지난 4일 경북행정심판위원회에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위·수탁 협약해지 관련 '행정심판청구서'와 '집행정지신청서'를 제출했고, 위원회는 즉각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영주시의 행정처분 시행을 중지토록 했다.

성균관의 행정심판청구와 집행정지신청은 영주시가 성균관에 통보한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위·수탁운영 협약 해지에 따른 것으로서 영주시는 통보서에 '본 해지통보에 대해 이의가 있는 경우 행정심판법 제27조 및 행정소송법 제20조 규정에 의거 해지통보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기했다.

또한, 행정심판법 제14조(법인이 아닌 사단 또는 재단의 청구인 능력)에서는 '법인이 아닌 사단 또는 재단으로서 대표자나 관리인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그 사단이나 재단의 이름으로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균관은 단체 이름으로 행정심판청구를 했다. 대표자의 이름을 병기하는 것은 요식에 불과한 사항이며 더욱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정한 성균관의 행정심판청구와 집행정지신청에는 아무런 하자도 없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대표자의 이름을 두고 자격이 없다거나 그 때문에 행정심판청구가 적법하지 않다는 등의 가치 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경북행정심판위원회에 따르면, 행정심판의 대상은 법규위반에 따른 행정청의 처분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영주시와 성균관의 협약은 동등한 입장에서 체결한 계약상의 문제이므로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고 민사 소송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영주시의 K 국장과 L 실장은 청문을 강행·주도하고 해지통보를 하면서 성균관으로 하여금 행정심판을 청구토록 했다. 영주시장은 이미 행정심판위원회에 답변서까지 제출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번 사태는 공무원들이 법을 무시하며 벌인 한편의 코미디인 셈이다. 의미도 없는 청문과 해지처분으로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의 심각한 명예훼손이 발생한 것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을 위탁한 업체에 도리어 피해를 입히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것이다. 일부 언론은 자신들의 구겨진 자존심을 만회하려는 듯 이에 가세해 생채기를 내는 데만 열을 올렸다.

특히, 행정심판청구의 내용을 제삼자가 알도록 하는 것은 법으로서 절대 금지한 사항이다. 하지만, 누군가 의도적으로 일부 언론에 행정심판청구서 내용을 공개했고, 이는 곧바로 보도로 드러났는데, 법을 어긴 그 누군가에는 공무원으로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행정심판청구서'와 '집행정지신청서' 제출은 수련원 임·직원으로 근무하다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시민의 탄원으로 촉발된 것이나 영주시와 성균관 모두가 부닥칠 최악의 위기사태를 모면할 수 있는 최선의 방편으로서, 내심 결과적으로는 이번 일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2013-10-15 18:00:30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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