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림의 수장인 서정기 성균관장이 지난 3일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여학생을 폭행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추기석전이 열리기 직전 문묘 대성전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서 관장은 팔일무 제례 공연을 위해 현장에 있던 성대 무용과 학생들이 문묘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A 여학생의 가슴부위를 강하게 밀쳐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지게 했다.

폭행을 당한 A 여학생은 도로 중앙선 위에 쓰러져 한동안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는데, 충격이 커서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민은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본보가 시민의 제보로 입수한 당시 동영상 자료에는 서 관장은 폭행 후 여학생이 쓰러진 것을 눈앞에 보고서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다수에게 "비켜"를 연발하면서 대형차량을 문 앞까지 직접 유도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일은 서 관장이 석전에 앞서 사전 협의나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일무와 문묘제례악을 기존의 성대 무용학과와 중앙대 국악과에서 국립국악원으로 변경한 데서 기인했다고 알려졌다.

석전보존회 이사회가 일무팀을 '변경 없이' 성대 무용학과로 유지하는 결의를 했고 서관장은 성대 일무팀의 대성전 접근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석전 하루 전날 이를 기각했다.

한편, 서 관장은 지난 3월 성균관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자신이 세계최초로 창시했다는 오령설을 내세운 도덕부흥운동을 주장해 왔으며 다른 종교 전공자를 신임 총무처장과 추기석전준비위원장에 임명하는 등으로 정관위반은 물론, 문묘에 배향한 선성선현에 대한 모독과 유림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공분을 사왔다.

이에 대해 서 관장은 "이들의 방해로 천자의 예인 팔일무로 모셔져야 할 공부자 석전이 대부의 예인 이일무로 낮추어져 모셔졌다. 성균관에서 가장 큰 행사가 파행됐다"며 "당시에는 다급하고 격분한 나머지 경황이 없어 쓰러진 여학생을 미처 돌보지 못했으나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후회하고 있다. 폭행을 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2014-09-05 08:57:20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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