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에서는 영합조합법인 S된장공장 설립등기 용도로 최초 제출됐던 기본 증빙서류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등 이 민간업체 운영을 지출과목이 정해진 사업비를 임의 전용해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담당공무원들이 줄줄이 문책 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빚어졌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2년 1월경 남녀 두 사람이 임대차 계약서를 구비하고 B면사무소 담당공무원에게 농지원부 발급을 신청하면서다. 이들은 사업 부지를 임차하는 것이기에 영농조합법인 설립등기의 필수요건인 농지원부 발급을 받으려면, 반드시 해당지주의 임대차 계약서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때 농지원부의 작성 근거로 제출·첨부돼 관련부서에서 문서로 보관·관리하던 임대차 계약서가 2014년 9월말 경 어찌된 까닭인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런 사실은 두 사람이 제출한 임대차 계약서가 허위임으로 농지원부를 취소해달라는 것과 개인에게 어떻게 사업비를 빌려 줄 수 있느냐는 민원을 접수받은 영주시감사부서가 즉각 조사하는 과정에서 들어났다.

민원인은 다름 아닌, 면사무소를 방문했던 두 사람 가운데 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여성의 남편이었다. 면사무소를 함께 방문했던 남성은 조합원이며 출향한 해당지주의 처남으로서 법인이 임차하려는 농지를 수십 년간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

또, 해당 면사무소 직원들은 시설분야에 사용해야 하는 2012년 면단위 환경정비 평가 우수부서 상사업비 가운데 17,800,000원을 이들에게 대여 형식으로 지출했다. 명복은 법인과 해당지주의 처남을 수탁자로 하는 면사무소와 영농조합법인 S된장공장과의 '전통된장 체험용 항아리 위탁협약서'에 의한 옹기구입비였다.

감사부서는 민원인에게 '소득자원을 개발하고 장류문화 체험관광의 기반조성을 조성하는 등 항아리 관리계획을 수립해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하고자 함을 목적하는 사업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는 취지와 담당공무원 엄중문책을 통보했다.

내부적으로는 지방공무원법 제40조·제51조에 따라 지난 10월 14일 부면장을 '지출과목 부적정 및 기록물 관리 소홀', 시청 관련부서 직원은 '문서 관리 소홀', 면장에게는 민원처리 과정에서 민원인과 충돌한 책임까지 물어 '업무 관리감독 소홀 및 민원응대 부적응' 조목을 적용했다.

한편, 감사부서는 조사를 종결했지만,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지임대차 계약서가 허위라면, 농지원부를 취소해야 하고, 조처의 방향도 크게 달라져야하나,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고, 법적 부부 사이의 문제로 촉발해 경찰까지 수사에 나서는 등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확대 됐기 때문이다.

영주경찰은 관련자 수사를 통해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안동지검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지주는 애초 계약서를 자신이 쓰지 않았다고 했으나, 현재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시 고위관계자는 "공무원이 된장공장을 처음부터 비호하려고 임대차 계약서가 허위임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문제가 되자 나중에 알고 폐기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설령 임대차 계약서가 허위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그것까지 확인해야한다는 관련 규정이 없는 가운데서 이번 문책은 최고 수위다. 시설비 과목 전용도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됐더라면,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2014-12-26 08:40:31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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