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2시 전국적인 민방위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된 상황 하에서 상황종료 방송 시까지 영주관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주시에서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2008 재난대응 한국안전훈련'을 실시했다. 26일 제1일차로 실시된 훈련은 '대규모 풍수해 대응훈련'으로 태풍 등 대규모 풍수해에 대비한 도상 및 현장훈련을 지역특성화 훈련으로 실시됐다.

'지진(해일)재난 통합훈련'으로 실시된 제2일차 27일 훈련은 민방위훈련과 연계한 주민대피 및 통합현장훈련으로 실시돼, 전국적인 지진발생 상황이 부여되고 주민대피 및 화재. 폭발 등 지진으로 인한 2차 피해 수습훈련이 이뤄졌다.

이날 훈련은 정각 오후 2시에 민방위 재난위험경보가 전국에 발령됐고, 민방위 재난방송이 시작되면서, 시내전역에 차량이 통제되고 주민대피안내가 실시됐다.

특히, 관내 초·중·고교에서는 경상북도 영주교육청 주관 하에 각 학교별로 지진 및 화재 대피훈련을 지침에 따라 실시했다.

같은 시각 영주남부초등학교에서는 교직원 57명, 교육장, 관계자 등 다수가 참석해, 영주소방서의 지원을 받는 가운데 초등학생 1,350여명의 대피훈련을 참관했다.

제3일차인 28일에는 목조문화재 화재대응 등의 훈련이 도내 일부지역에서 실시됐다. 목조문화재 화재대응 훈련은 영주관내에서는 부석사 등에서 수차례 실시된 바 있어 이번 훈련에서는 제외됐다.

'지진(해일)재난 통합훈련'으로 실시된 이번 제2일차 27일 훈련은 지난 12일 중국 쓰촨(四川)에서 발생한 대지진의 여파로 국민적인 관심사로 대두됐다.

관계자들은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나라도 지진과 해일 등 대규모 풍수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라며 "재난 시 대피요령 숙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각계의 다양한 홍보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한국훈련에 적극 동참하는 여건조성과 대국민 홍보활동은 무색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국적에 민방위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도 각기 바쁜 차량들은 정차시키기 어려웠고 도로 우측으로 유도하기에는 더욱 힘들어 보였었다.

한관계자는 "정말 도로가 뒤집히는 등 대혼란이 야기돼는 실재상황에서는 통제자체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라며 "공권력은 이미 권력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또, 일부에서는 완전히 남의 일인 양 도로를 주행하려는 차량들도 있었으며, 강 건너 불 보듯 개념없어 보이는 행동들도 볼 수 있었다.

지진발생 상황이 부여된 민방위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의 사진 속의 아이들의 모습은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

아이들은 아무런 재제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위험천만한 아찔한 모습으로 분명히 바깥을 보고 있었다.

창가에 메달린 아이들은 사진을 찍는 기자를 향해 "아저씨! 안녕하세요! 사진 잘 찍어주세요!"라고 소리를 쳤다.

당시 학교 앞 도로에서 교통통제를 실시하던 영주시관계자는 "지도교사가 지금 자리에 있다면 왜 저런 위험천만한 행동들을 막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지도교사가 교실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건 아무리 훈련 상황이라지만 정말 끔찍한 일이다."라고 했다.

중국은 이번 대지진으로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학교 건물 7000여 채가 붕괴되고 6000명 이상의 학생ㆍ교사가 사망했다.

중국 남방일보(南方日報)에 따르면 쓰촨성 교육청은 최근 붕괴된 학교 건물들을 대상으로 1차 조사 및 평가 작업을 거쳐 붕괴의 5대 원인을 공개했다.

발표에 의하면 ▲지진 강도가 너무 센 나머지 학교 건물이 이를 견디기 어려웠고 ▲재난 발생 당시 수업 중이어서 사망자 수가 많았으며 ▲많은 학생으로 건물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계단과 복도처럼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점으로 몰리면서 무너져 내려 희생자가 많아졌다.

발표한 내용에는 우리와 너무도 흡사한 많은 부분이 있다.

모 초등학교의 책임 있는 한관계자는 "시나리오의 멘트에 따라 분명히 대피훈련을 했다"라고 말했다.

확인한 바 대피훈련이라는 것이 경보가 해제된 후 초등학생 고학년 일부만이 형식적으로 운동장으로 나왔던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관계자는 이 시간에 누군가가 운동장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번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앞서 학교와 관계당국에서는 지진발생시 10대 국민 행동요령과 협조사항 등의 가정통신문 등을 발송하고 대국민홍보를 하며 행동요령을 숙지할 것과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또한, 교육청에서 각 학교로 발송한 공문과 훈련 메뉴얼에는 훈련세부시간 및 멘트는 조정하여 실시 가능하나, 전국적으로 발령되는 재난위험경보를 준수하라는 것과 재난경보해제 시에는 상황을 종료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영주교육청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각 학교별로 반드시 매뉴얼에 따라 실시하도록 교육하고 서명 까지 받은 사안이다."라며, "사실 이런 경우라도 딱히 제제 할 방법도 인력도 없는 실정이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라고 했다.

당시에 학교에는 이아이들의 교실과 과학실 그리고 교무실의 창문이 열려 있었고, 다른 반 아이들은 "우리 반은 에어콘을 가동하고 있어서 문을 열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사진을 접한 관계자들은 "정말 이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지금 훈련 받은 대로 실재 위험경보가 발령되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이런 모습과 행동으로 대처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책임 있는 한 관계자는 "위급상황 시 학교를 지휘하는 시·도교육청은 지역소방서상황실과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소방서에서 시·도상황실로 보고하지만, 중앙부처인 교육부의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직접 시스템이 연결돼 있다."라고 했다. 

이관계자는  "전국적인 민방위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된 상황 하에서 왜! 이러고 있었을까?, 무었을 하고 있었나?"라면서 "사진속 초등학교의  모습은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라고 말했다.

2008-05-28 17:28:50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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