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양성특구 영주시에서는 5일 오후 2시 영주시립도서관 전정 야외무대에서 제13회 환경의 날 기념식 및 환경지킴이 기자단 발대식이 열렸다.

영주시가 주최하고, 모 환경신문사(이하, W 신문)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환경단체, 공무원,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환경보전에 공로가 큰 14명에게 대구지방환경청장 표창 및 영주시장 표창 등을 수여했다.

영주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살기 좋은 고품격도시 영주'를 만들어가는 데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한다."라고 밝혔다.

비가 오는 가운데 다수 기관단체장과 W 신문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영주시립도서관의 성격을 완전히 무시한 어처구니 행사였다."라는 지적과 함께, 주관사 측의 지각없는 행동들로 말미암아 "각성해야 한다."라는 적지 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행사의 장소는 우천시 시민회관이라는 안내책자로 인해 일부차량이 시민회관으로 집결하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됐다.

식전행사로 열린 관내 모 초등학교의 태권도 시범에는 시작과 동시에, 고성능 스피커를 통한 퓨전 음악이 방송됐고, 환경 퍼포먼스 난타가 공연돼는 등 행사가 열리는 1시간여 동안, 시립도서관 일대는 고음 일색이었다.

또, 발대식 참석자의 대부분인 어린 학생들을 앉혀놓고,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인사의 인사말과 축사들로 분위기는 시종일관 난해하게 보였다.

막바지에는 타지역에서 단체로 온 듯 보이는 일부 사람들은, 열람실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에서 준비해온 술과 음식을 들었다. (이 사람들은 W 신문의 본사가 있는 전남의 모처에서 온 90여 명들이라고 관계자가 말했다.) 

휴천동 K씨(남, 32세)는 "이를 지켜보고 있자니,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토로했다.

1년째 영주시립도서관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K씨는 "공식적으로 행사 할 수 있게 마련된 시민회관이나 국민체육센터 등이 얼마든지 있고, 등만 돌리면 행사가 가능한 서천 둔치도 있다. 왜! 여기서 이러는지 모르겠다."라며 "명색이 기자라는 사람들이 행사한다고 해 의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건 완전히 수준 이하의 행동이다. 1시간여 동안 도서관 일대를 장터로 만든 것도 모자라, 재떨이도 하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흡연을 일삼으며, 어떻게 술까지 마실 수가 있나, 단체로 입은 유니폼 뒤에는 기자단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보통 3~4년씩 출입하는 사람들로,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 다들 이해한다."라며 "도서관 창문들은 2중으로 돼 있어서 딱히 시끄럽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소는 누가 허락했나, 도서관에서 허락했는가?"라는 질문에 "딱히 그것이 도서관에서라기보다…", "그럼 영주시에서 허락 했느냐?"라는 질문에도 "그것도 딱히…"라고만 답했다.

반면, 이 시간 도서관 내에서는 "죽을 맛 이었다!"라는 것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또한, "무슨 소음방지 같은 소리 다하고 있느냐!"라며 "행사장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집중이 되지를 않는다."라며 "다른 도서관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했다.

또한, 휴천동의 B씨는 "아무리 무료로 사용하는 시설이라지만, 주인이나 다름없는 시민들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이다."라며 "상징성을 더해야 할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로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마저 짓밟힌 기분이 든다."라면서 "마치 마구 폭행당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민의 처지에서 항의하지 그랬나!"라는 질문에는 "봐라!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다 검은 양복을 입고 무슨 집단이나 조직처럼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영주시장을 위시해 높은 사람들은 죄다 와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당신 같으면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W 신문 관계자는 "비가 와서 시민회관으로 장소를 옮길까 하다가 그냥 이곳에서 했다."라면서 "공부만 하지 말고 머리 좀 식혔어야지…"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서관 관계자는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야외무대에서 자주 하는 행사도 아니고 하루쯤은 상관없지 않겠느냐, 이런 행사는 고작 해야 1년에 4~5차례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인재양성특구로 지정받은 영주시의 탁상행정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며, 기본적인 소양도 없는 사람들이 기자라는 명분으로, 주최를 하고도 후원하는 격으로만 비친 영주시와 부창부수한 꼴이 됐다는 것이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의 견해이다.

가흥동의 K씨는 "영주시는 사전에 행사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나?, W 신문은 환경보호를 운운하며, 1시간이 넘도록 영주시립도서관의 환경을 완전히 파괴했다."라고 밝히고 "영주시가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금을 조성하고 영어체험학습장조성, 사이버 학습센터, 공부하기 좋은 교육환경조성, 평생학습도시 조성 등의 글로벌인재양성특구 도시라는 것도 무색하게만 느껴진다."라며 "영주시와 W 신문은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관련사진>

▷같은 시간 영주시립도서관 2층 열람실 모습

 

2008-06-06 08:08:50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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