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에서는 전통시장 활성화 목적으로 중기청의 예산을 지원받는 골목시장 주차타워 건립사업의 부지 선정을 두고 시의회와 시청 일부 관계자들의 어이없는 처신으로 주민들에게 극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영주시의 골목시장 주차타워 건립은 시가지 중심가에 있는 선비골전통시장(구. 채소시장), 골목시장, 중앙시장, 순대골목과 1번지 상가 등 일대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편의와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갖춘 전통시장으로 육성하고자 총사업비 6,000백만원(국비 3,600 시비 2,400)을 투입, 주차타워(지상 3층 4단 200대 규모) 및 화장실, 관리시설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최초 예정부지인 영주동 548번지 외 1필지(기독교병원 앞)는 지난해 11월 14일에 열린 영주시의회 130회 임시회에서 P 의원이 재청한 '해당 위치에 사업시행 시 부지매입비가 너무 과도하게 소요된다.'라는 원인으로 총무위 의원 7명 중 6명 반대, 1명이 기권 표결해 선정이 부결된 바 있으며, 해당부지의 주변 환경과 매매조건으로 말미암아 개인재산증식 특혜 시비 등 골목시장 상인들의 사업추진에 따른 뒷돈 거래 잡음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2차 사업부지(구역통로 구. 제일예식장 일대)가 물색돼 심의안건으로 상정된 올해 5월 15일에 열린 제135회 임시회에서는 개회 당일, 골목시장 상인 20여 명이 의회를 항의 방문해 자신들이 요구하는 최초부지에 주차타워를 설치해줄 것과 이를 위한 중기청의 예산지원은 골목시장을 위한 예산이라고 시위해 시의원들과 면담을 이끌어 냈으며, 2차 사업부지 심의는 다음날 L 의원의 "좀 더 심도 있는 검토를 위해 심사보류하자."라는 재청에 의해 심사보류 됐다.

이후, 같은 문제로 H 의원이 골목시장 상인들과의 개인적인 면담과정에서 폭행과 명예훼손으로 상인들로부터 2차례 피소됐고, 상인들이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자신들의 당위성을 피력하는 등 지난 5일에는 지금까지 재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던 인접한 구. 채소시장 상인회가 '선비골전통시장'으로 인정등록하고 영주지역 최대의 시장상인단체로 부상하며 주차타워건립사업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선비골전통시장 상인회는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가운데, 전체의 전통시장과 시장을 찾는 주민들의 편리를 고려할 때 어차피 1차 부지는 대상지로 부적합하며, 자중하고 있어도, 결론은 시의회에서 2차 부지를 대상지로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135회 영주시의회 임시회가 지난 17일부터 열렸으며, 18일 오후 회기일정과는 별도로 의회 분과위원회에 마련된 자리에서, 2곳 모두를 타워시설이 없는 주차장으로만 사용하자는 제3의 방안이 도출됐다.

시청담당공무원의 적극적인 동조가 따랐고 지각없는 일부 시의원이 당위성도 없는 토지매매가격을 낮춘 각서를 요구하는 등 이를 기정사실처럼 대외적으로 유포하며, 2곳을 모두 주차장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 마치 의회에서 결정된 사안처럼 일파만파로 시중에 파급되기 시작했다.

따라, 삽시간에 장안이 들끓어 들썩이는 것은 물론 이런 어이없는 도시계획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탄과 한 치 앞을 못 보는 줏대 없는 시의원들의 표심을 의식한 졸속 처신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19일 오전까지도 2곳 모두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것은 행정부 최고수장의 뜻이라던 시청담당공무원은 당일 오후 5시경 의회를 다시 방문해 제3방안의 철회를 요청했으며, 자신의 발언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자처하기에 이른다.

현재, 전통시장을 비롯한 시중에서는 2곳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방안이 최종 결정된 사실로 유포되고 있으며, 좁은 시가지에 비효율적인 주차시설을 여러 곳에 만들려는 것은, 유료주차장으로써 지금도 영업하고 있는 최초부지의 땅을 팔아 주지 못해 안달이 난 꼴로, 몇몇 상인들의 목소리에 지역구 시의원들이 주눅이 들었다는 비아냥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편, 시의회 한 관계자는, 이런 일련의 우스꽝스러운 일들은 민의를 위한 의회 절차를 무시하며 야합해 시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지역구의 몇몇 상인들의 목소리만을 의식하고 의회기능의 본질인 가부결정권을 망각한 일부 어리석은 시의원들의 시정간섭이나 다름없는 부끄러운 짓으로써, 당연한 행정부가 할 일에 스스로 나선 자충수로 물의를 일으켜 큰 혼란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또, 공유재산관리 전문가로서의 시 담당공무원은 깊은 사려도 없이 행정부 최고수장의 뜻을 운운하며 분위기 조성을 유도하다가, 문제가 여의치 않자 태도를 돌변해, 자신의 책임이라고 자처하고 나선 것은, 눈치 보는 소신 없는 공무원의 표상이며, 편의지향적인 탁상행정의 산물로써, 지각없는 의원들과 부창부수 하는 영주시청 고위직 담당공무원의 시정을 보는 의식수준과 자질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2009-06-20 17:50:25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