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선물과 제수용품 등을 구입하고자 가족들과 함께 재래시장을 찾았다. 늘 오는 시장이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아련한 추억들이 시장에는 남아있다.

행여 많은 인파 속에 어머니를 잊어버릴까 어머니 손을 꼭 쥐고 혹시나 오늘은 어떤 맛있는 걸 만들어 주시려고 하시나 하는 기대 속에 어머니를 따라 다니던… 어린시절 아련한 추억이 묻어 나오는 '시장'

올해 추석은 예년에 비해 짧아진 연휴이지만 시장에는 선물과 제수용품들을 구입하기위해 나온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대다수의 고객들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대형마트의 유입으로 인해 재래시장이 죽고 있다는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연 재래시장 살리기가 될까? 대형마트들은 대량구매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추고 있어 바로 경쟁력을 갖는다. 또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가족의 형태가 작아져 보다 편안한 시장을 찾는 게 소비자들의 변화이다. 차량을 이용한 대량구매도 대형마트를 찾는 요인 중 하나다.

이처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시장은 시원한 에어컨이 팡팡 돌아가는 현대판 대형마트다.

'시장', 지금에 와선 대형마트에 상대되는 개념으로서 '재래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곳.

그러나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생활에 있어 필수적인 기능을 하는 장소였다. 특히 서민경제를 축이 되고, 그것을 대변하는 지표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필자가 추억으로 가진 한 '시장'은 정겨운 추억이 있는 곳이다. 어머니는 천 원짜리 몇 장을 가지고 나가 나물 몇 가지만 사도 가족들의 저녁상을 차릴 수 있는 곳이었다.

'시장',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일원이라 서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선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난다고들 한다.

처음 본 사이라도 시장이기 때문에 결코 야박하게 대하지 못했던, 그런 풋풋하고 소박한 장소였다. 10원짜리 하나까지 내야 되고, 봉투 값도 계산 하는 대형마트에서 찾을 수 없는, '정'이 넘치는 공간이 바로 시장이다.

물론, 재래시장이 쇠퇴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이용상의 불편함도 있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 세대와 교통도 불편하고, 요즘 사람들이 따지는 위생 문제에 있어서도 자신할 수만은 없으며 날씨의 제약도 많이 받게 된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들은 이러한 취약점들을 개선하고, 시장을 장점을 가져와 주부층만이 아닌 가족단위로 방문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었다. 여기 익숙해진 사람들. 주차도 불편한 재래시장을 찾을 리 만무하다. 이해가 간다.

지금 신세대라면 '재래시장 세대'라 부를 순 없을지라도, 어렸을 적 엄마 손을 잡고 시장 곳곳을 따라다녔던 기억이 있을 줄 안다.

그때의 추억과 향수만으로 재래시장 방문을 호소하고 홍보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따른다. 불편한 점과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을 고쳐나가면서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야한다.

이에 지자체에서도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킬 환경은 편리성에 중점을 둔 즉, 소프트웨어적인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재래시장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안동의 시장들은 이제 더 이상 어렸을 적, 비가 오면 땅이 질퍽해지는 시장은 찾아 볼 수 없으며, 대형주차장도 갖추고 있다. 현대사회 맞게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시장은 그만의 정겨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용의 편의성을 개선한다고 대형마트처럼 사람냄새를 지워버린다면, 누구도 그곳을 시장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올 추석 제수용품이나 먹거리, 선물 등은 재래시장을 이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이왕이면 고향에 도착해서,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갔던 그 재래시장에서 말이다.

2008-09-13 18:17:52 / 황준오 기자(joon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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