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중국학, 미국학, 일본학 등이 있듯 자국의 학문을 갖고 있고 한국도 예외일 순 없다. 한 나라의 학문에는 뚜렷한 정체성이 있어야하고, 그 정체성의 요체가 바로 '국학(國學)'이라고 볼 수 있다.

불행하게도 한국 국학의 전통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많이 훼손 됐으며, 그나마 일부 문인들에 의해 '조선학(朝鮮學)'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해방 이후 '국학(國學)'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국학(韓國學)의 위상은 그동안 상당히 도외시되고 외면당한 게 사실이다. '우리'에 관한 학문을 지키고 보존하고, 연구·개발 해온 한국국학진흥원(韓國國學振興圓)을 찾아가 한국학(韓國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보았다.

안동시내에서 도산서원 방면으로 20여분을 가다보면  안동 도산면 서부리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韓國國學振興圓).

한국국학진흥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국국학진흥원 현판이다. 현판을 지나 국학진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홍익의 집이 눈에 들어온다. 총면적 12,812.57㎡(3,876평) 지하1층, 지상4층의 규모로 대강당, 세미나실,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홍익의 집을 지나면 유교문화 박물관이 나오고 총 4,412.78㎡(1,335평) 지상4층의 건물로 전시실과 수장고 등을 갖추고 유교문화 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한다. 유교문화 박물관 뒤편에는 유교 목판을 과학적으로 보관하고 목판 10만장 이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장판각이 위치해 있다.

또한, 한국국학진흥원 제일 뒤편에 국학문화회관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여기서는 교육연수생의 생활하는 공간으로 총면적 7,161.44㎡(2,166평) 지하1층, 지상4층 건물로 호텔형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난 1995년 문화체육부의 법인설립 허가를 얻어 2001년 4월에 본관인 홍익의 집이 완공, 같은 해 8월 심우영 전 총무처장관이 3대 원장에 취임, 10월에 홍익의 집, 본관이 개관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한국국학진흥원.

 # 국학자료 조사·수집 및 보존

 - 국학자료 조사·조사 및 보존-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소장 국학자료를 수집·보존해 훼손 및 멸실을 예방하고, 미공개 자료를 조사·발굴해 한국학 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기탁된 국학자료를 토대로 연구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귀중한 자료에 대해서는 영인 및 DB화하여 학계의 제공함으로써 민간소장 국학자료 보존관리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민간소장 국학자료의 무상수탁 보관
문중 및 개인 소장자로부터 국학자료를 기탁 받아 관리하는 '위탁관리방식'에 의해 수집하고 있다. 그 결과 고서, 고문서, 목판 등 약24만여 점에 이르는 자료가 수집됐고, 현대적인 보존 시설을 완비한 수장고와 장판각에 보관해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목판 10만장 수집운동 전개
지난 2003년부터 언론사와 공동으로 '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을 전개해 목판 약 5만3천여 장을 수집했으며, 앞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및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 국학자료 정리 및 간행
지난 2006년부터 도입한 자료관리 전산화시스템을 통해 국학자료를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리된 자료는 매년 목록집으로 간행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는 별도의 자료집으로 간행하고 있다.

 #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한국유학 전반을 연구

 - 국학연구사업
한국국학진흥원은 국학가운데서도 유학을 중심으로 연구, 장기적으로 국학전반으로 관심영역을 확대해나가려는 구상 속에서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 한국유학사상대계 간행
한국유학사상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코자 1차 중장기 연구 마스터플랜에 의거 한국유학 전반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학사상대계 간행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7년간 국내 전문연구자 170명(연간28명)의 참여로 매년 2권의 단행본을 간행, 총12권의 총서를 간행하는 사업이다. 현재 철학사상편, 문학사상편 등 총 8권을 간행했으며, 앞으로 연구영역을 불교, 민속학, 언어학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한국학 학술대회
원내 연구진과 국내외 국학관련 연구자들이 참여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한국학 학술대회 외에도 분야별 학술대회, 타 연구기관 공동학술대회 등 다양한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매년 정기적으로 한국학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 교육연수 프로그램 운영

전통사상과 문화의 현대적 재해석과 바람직한 계승을 위한 다양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통문화의 다각적 학습기회를 제공하고자 교육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전통문화 관련 특강을 비롯해 현장 답사,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학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 전통문화 교육연수 프로그램 운영
공직자뿐만 아니라 청소년, 대학생,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 및 실천적 윤리교육과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내 10개 시·군 권역별로 순회강연을 하는 ‘국학시민 교양강좌’를 비롯해 연2회로 나눠 진행하는 ‘안동문화 바로알기’, 대학생 강좌로 ‘우리문화 바로알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프로그램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 고전 국역자 양성과정
고전적을 전문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코자 문집 강독 및 번역, 초서 탈초, 고문서 해독 등 3년 과정으로 고전 국역자 양성과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록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 하는 사업에 활용 하고 있다.

 # 국학자료의 전산화 및 문화콘텐츠 개발

국학연구를 텍스트 중심에서 디지털 영상시대를 선도하는 문화콘텐츠 중심으로 한 단계 상승해 가고자 소장자료 중 학술적 가치와 지식정보 활용도가 높은 고도서 및 고문서를 전산화해 학술자료로 제공하는 한편, 전통문화를 활용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 국학자료 전산화
정보통신부의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지원으로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6차에 걸쳐 진행된 '유교문화DB구축사업'을 통해 총 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문집, 고문서, 일기류 등 국학자료를 전산화 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중 DB화된 문집자료는 1,328총 3,503책이고 고문서는 도산서원 고문서와 14개 명문가 소장 고문서 23,055종 40,607건, 일기류 389종 등에 달한다.

 - 유교넷 www.ugyo.net 운영
지난 2000년부터 축척해 온 유교문화에 관한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들이 들어있는 유교문화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유교넷에는 전문적인 학술정보는 물론이고 대중적인 교양정보들이 데이터베이스,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공된다. 학술정보로는 영남사림문집, 문집 상세해재, 영남사림 일기, 도산서원 고문기, 명문가 고문서, 유학인물 등이 있고, 대중적인 교양정보로는 선비의 하루, 유교문화관, 유교문화권 역사체험 등이 있다.
그 외 콘텐츠로 유학학맥도, 산행기록인 유산기를 활용한 콘텐츠, 사이버 유교문화박물관, 유교문화이미지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정보들이 있다.

 # 유교문화박물관

이밖에도 한국국학진흥원의 부속기관인 유교문화박물관에서는 우리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국내외에 알리고, 또 이를 토대로 국학자료의 기탁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에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유교' 전문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개별 문중이나 서원 등 민간으로부터 기탁 받아 소장하고 있는 국학자료들 가운데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들을 엄선해 일반인들에게 전시하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의 중심인 유교문화의 폭과 깊이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과 풍부한 볼거리를 꾸준히 발굴하여 전시함으로써 민족문화의 산실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국학진흥원의 문화 역량

문을 연지 10여년이 지난 한국국학진흥원(韓國國學振興圓). 그동안 한국국학진흥원은 완벽한 하드웨어를 구축했다. 홍익의 집인 본관을 개관한 이래 지난 2005년에는 목판의 과학적 보관을 위해 '장판각'을 준공했으며, 2006년에는 '유교문화박물관'을, 2007년에는 '국학문화회관'까지 손색없는 문화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런 하드웨어적 발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쌓아 왔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쌓을 문화 역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21만여 점에 이르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과 국내외 한국학 연구기관들과의 교류 협력 사업을 전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학 발전에 노력했다.

개인이나 문중에서 보관하는 있는 국학자료는 소장자의 개인재산이지만, 국가의 중요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후세에 고이 물려주고 훼손 또는 도난으로 멸실위기에 있는 우리의 중요한 문화유산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수집·보존 및 연구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유산의 창조적 계승하는 역할을 '한국국한진흥원'이 담당하고 있다.

2008-10-07 10:14:00 / 황준오 기자(joono@ugn.kr)

황준오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