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 일대에서 6.25 전쟁 당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와 유품 등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유해가 발굴된 곳은 6.25 전쟁 당시인 1950년 7월 29일부터 8월8일까지 안동 북방지역과 낙동강 남단 일직면 일대에서 수차례의 공방전이 전개되던 지역이라고 밝혔다.

또, 풍기, 영주가 피탈되고 내성천 방어선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UN 군의 낙동강 방어선 형성계획에 의해 국군 8사단과 적군 8사단, 12사단이 대접전을 벌여, 아군에게 2,500여 명의 사상자와 500여명의 전사자를 내게 했다고 추측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이런 사실들을 토대로 2001년부터 안동시 지역을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쳐 발굴에 나서 27구의 유해를 발굴하고 식별을 완료했다. 하지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것에 비해 터무니없는 결과라고 판단, 올해 2월 다시 탐문에 나섰다.

안동시 서후면 일대 산을 대상으로 정밀 탐사를 하던 2월 중순 즈음 마을주민 조종용(남 47) 씨의 제보를 접수하게 됐고,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자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탐문에 나서 그 당시 현장을 목격한 조통용(남 74) 씨에게 더 자세한 내막을 들을 수 있었다.

조통용 씨는 "그 당시 예고개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마을 어른들이 피난을 가자고 해 피난길에 나섰다. 하지만, 피난도 중 적군이 피난민들 보다 앞서나가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꼭 11일 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절에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던 곳은 주로 개울가였다. 이번에 유해가 발굴된 곳이 사람 한 키만큼의 연못이 있던 곳인데, 바로 건너편이 개울가였다. 어느 날 개울가에 나와 보니 정확히 24구의 시신이 연못 옆에 나란히 묻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정확히 그 곳에는 10구의 유해와 유품 52점(M1 탄피 22점, 전투화 12점, 칼빈소총 탄알 2점, 대검집 1점, 허리띠 류 3점 등)이 발견됐다.

조통용 씨는 없어진 나머지 유해와 유품들에 대해서 "내가 14살 때니까 그때는 의복들이 귀한 시절이어서 군인들 전투화가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내 친구가 벗겨가는 것도 봤다."라며 "또, 인골이 사람 몸에 좋다는 소문이 있었다. 민간요법으로..."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와 유품은 중앙유해감식센터로 옮겨 개체분류와 전사원인파악, DNA 분석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6.25 전쟁 전사한 유해를 찾는 13만 명을 대상으로 유가족 확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국방부유해발굴단 이용석 과장은 "이와 같은 유해발굴로 적개심을 키워 다시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지난날의 아픈 과거를 잊지 말고 또, 내가 서 있는 땅을 지키고자 애쓴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자는 의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발견된 유해의 신원 확인절차가 완료돼 '8사단 참전전우회'를 통해 유가족을 찾게 되면 대전국립묘지에 묘비를 세울 계획이며, 만약, 유가족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 5년간 보관 후 화장해 국립현충원봉안묘에 안치된다.

               <관련사진>

2010-04-07 16:38:27 / 권기웅 기자(spkw77@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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