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23일 오전 11시 안동시 풍산읍 소산리 76번지에 걸린 '삼구정(三龜亭)' 현판을 비롯해 총 34점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삼구정은 1496년(연산군 2년) 안동김씨 소산 입향조 김삼근(金三近, ?∼1465)의 손자이자 사헌부장령을 지낸 김영수(金永銖, 1446∼1502)가 백씨 김영전(金永銓, 사헌부감찰)과 중씨 김영추(金永錘, 수원부사)와 상의해 건립한 정자다.

삼구정 편액의 명칭과 의미는 이곳에 거북 모양의 고인돌 3개가 있어 붙여진 것으로, "노모가 거북처럼 장수하고 돌처럼 견고하게 지낼 것을 바라는 뜻"이 내재해 있다.

허백당(虛白堂) 성현(成俔, 1439∼1504)이 쓴 삼구정 기문에 의하면 이 정자를 지어 좋은 날 좋은 때 조석으로 가마에 태워 모시고 올라가 그 옛날 효자로 이름난 노래자(老萊子)처럼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피워 노모를 즐겁도록 한 광경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이번에 인수할 현판은 용재(?齋) 이종준(李宗準, ?∼1499)이 쓴 삼구정(三龜亭) 편액과 허백당 성현의 삼구정기(三龜亭記)를 비롯해 김극검(金克儉, 1439∼1499), 신용개(申用漑, 1463∼1519), 류중영(柳仲?, 1515∼1573) 등이 쓴 시판들이다.

특히,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1570∼1652)이 한문 4대가의 한 사람인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에게 요청해 쓰게 한 삼구정팔경(三龜亭八景, 1626)시와 김상용(金尙容, 1561∼1637), 류근(柳根, 1549∼1627), 홍서봉(洪瑞鳳, 1572∼1645), 박동열(朴東說, 1564∼1622), 김류(金?, 1571∼1648), 장유(張維, 1587∼1638), 신익성(申翊聖, 1588∼1644) 등 당대 이름난 문사들의 차운시가 포함되어 있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1일 청송 찬경루 현판 13점을 인수한 이후, 책판과 현판 등의 기탁문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부터 '목판 10만 장 수집운동'을 전개해 지금까지 책판 58,705장을 수집, 또, 현판은 도산서원 편액 등 629여점을 수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04-22 16:18:21 / 권기웅 기자(spkw77@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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